
‘대북 삐라를 향한 북한의 총격이 휴전선 인근 지역민을 놀래켰다.’
갑자기 날아든 총탄에 많은 사람이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놀라게 하는 것은 방언 ‘놀래키다’ 대신 ‘놀래다’를 써야 바람직하다. 따라서 위 글은 ‘… 휴전선 인근 지역민을 놀랬다.’이다.
‘놀라다’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1」뜻밖의 일이나 무서움에 가슴이 두근거리다.「2」뛰어나거나 신기한 것을 보고 매우 감동하다.「3」어처구니가 없거나 기가 막히다.「4」((신체 부위를 나타내는 말과 함께 쓰여)) 평소와 다르게 심한 반응을 보이다.
그리고 ‘놀래다’는 이 네 가지 뜻의 사동사로서만 존재하며, ‘놀라게 하다’의 의미로 사용하면 된다.
‘놀래키다’는 ‘놀래다’의 충청 지역 방언이라고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충청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놀래키다’를 더러 사용하고 있다.
방언인 ‘놀래키다’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놀래다’를 쓰면 왠지 낯설고, ‘놀래키다’가 의미를 더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놀래키다, 놀래켜 주다’ 대신 ‘놀래다, 놀래 주다’를 쓰면 자연스럽고, 표준어를 사용한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 주어 스스로가 놀라는 것은 ‘놀랐다’를 쓰면 되고, 주어가 놀라게 한 행위(자)라면 ‘놀라게 했다’의 의미로 ‘놀랬다, 놀래 주었다.’를 쓰면 된다.
북한의 총격에 모두가 놀랐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대로 된 듯 대북 삐라 발송을 둘러싼 찬반 단체의 난투극이 더욱 국민을 놀랬다(놀래 주었다).
<본사 상무/총괄국장>
윤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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