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 시끄럽게 하지 말아라.’
‘말아라’와 ‘마라’가 다소 혼란스럽다. 위 글의 경우는 ‘시끄럽게 하지 마라’가 바른말이다. '말라, 말아라, 마라'를 정리해 보자.
한글맞춤법 18항 ‘어미가 바뀔 경우,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써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말다’에 직접 명령을 나타내는 어미 ‘아(라)’가 결합하면 ‘말아라, 말아’가 돼야 하지만 ‘마라, 마’로 활용됨에 따라 ‘하지 마라’, ‘하지 마’가 된다.
나이나 신분이 자신보다 낮은 사람에게 직접 명령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교실에서 떠들지 마라, 축구공을 아무 곳에나 두지 마라, 싸우지 마라. 가지 마.’처럼 사용한다.
그러나 간접 명령일 경우에는 달리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지정된 상대가 아니거나 책이나 신문, 구호, 표어 등의 명령문처럼 ‘간접 명령’일 경우에는 간접명령형에 쓰는 어미 ‘-(으)라’가 붙는다. 그래서 ‘회사는 소비자를 우롱하지 말라.’, ‘청년이여! 취업의 희망을 버리지 말라.’, ‘정부는 고속철 연장 정책을 멈추지 말라.’처럼 쓴다.
또한 간접 인용의 형태로 문장을 쓰는 경우도 ‘간접 명령’과 같은 형태로 쓴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떠들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부장님은 제발 지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처럼 쓰면 된다.
설 연휴 동안 민심은 ‘경제 활성화’였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발 헐뜯고, 싸우지 마라.”라는 국민의 당부를 정치권이 귀담아 들었는지 모르겠다.
<본사 상무/총괄국장>
윤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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