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됐든, 좋은 조건이나 지위가 됐든, 누군가에게 무엇을 뺏기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은 일이다. 위 예문은 ‘돈을 뺏었다.’가 바른말이다.
한글맞춤법 제16항은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에는 어미를 ‘- 아’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에는 ‘- 어’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빼앗다’의 준말 ‘뺏다’는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ㅐ’이다. 그러므로 어간의 끝음절모음이 ‘ㅏ, ㅗ’가 아닌 경우에 해당하므로 뒤의 어미는 ‘-어’가 와야 한다. 따라서 ‘뺏았다’가 아니라 ‘뺏었다’가 바른말이다. ‘뺏어, 뺏어서, 뺏었다’ 등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빼앗다’를 원형 그래도 사용하는 경우에는 달리 적용된다. ‘뺏다’와 달리 ‘빼앗다’는 어간의 끝음절 모음이 ‘ㅏ’이므로, 과거형으로 쓰려면 ‘빼앗었다’가 아니라 ‘빼앗았다’로 써야 한다.
‘그래, 맞어’라고 맞장구를 칠 때 흔히 사용하는 ‘맞어’도 같은 경우다. ‘맞다’의 어간 끝음절 모음이 ‘ㅏ’이므로 뒤에는 ‘ㅏ’가 와야 한다. 그래서 ‘맞어 맞어’라며 ‘맞어’를 쓰는 경우가 많지만 ‘맞아’를 써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규칙은 모음조화 현상에 의한 것으로, 이미 굳어져 사용되는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 규칙을 따라야 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초기 대응을 잘못해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뺏었다’는 소리를 듣게 생겼다. 지금부터라도 잘 대응해야 한다.

<본사 상무/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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