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도 화를 참지 못해서, 돈에 눈이 멀어 흉기로 사람을 살해하는 등 각종 흉폭한 범죄가 난무한다.’고 우려한다. 사실 메르스만 무서운 것이 아니라 지금의 흉포한 세태가 더 무섭다. 이때 사용하는 말은 ‘흉폭하다’가 아니라 ‘흉포(凶暴,兇暴)하다’가 바른말이다.

‘질이 흉악하고, 포악하다’를 뜻하는 ‘흉포하다’는 흔히 ‘흉폭하다’로 잘못 사용하곤 한다. 이러한 원인은 ‘흉포(凶暴, 兇暴)’에서 쓰이는 한자 ‘폭, 포(暴)’ 때문이다. 뜻과 음이 ‘사나울 폭, 쬘 폭, 사나울 포’ 등으로, ‘폭’ 또는 ‘포’로 사용되기 때문에 헷갈리는 듯하다.

폭력(暴力) 폭동(暴動) 폭행(暴行) 폭로(暴露) 포악(暴惡) 횡포(橫暴) 등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경우는 많이 사용하는 단어라 구분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흉포하다’는 ‘흉폭하다’로 쓰는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질이 흉악하고, 포악함’을 뜻하는 명사 ‘흉포’를 ‘흉폭’이라고 하면 뜻이 전혀 달라진다. 한자는 다르지만 ‘흉폭(胸幅)’은 ‘흉포하다’와는 거리가 먼 ‘가슴의 너비’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는 흉포한 성질을 숨기고 결혼을 했다. 화가 나면 흉포를 감추지 못하고 야단법석을 떤다.’처럼 사용한다.

‘폭’이냐, ‘포’냐를 두고 헷갈리는 것 중에는 ‘광폭(狂暴)’과 ‘광포(狂暴)’가 있다. 이것도 비슷한 경우다. 그런데 ‘흉포’와 달리 둘 다 표준어로 인정해 다소 헷갈린다. 한자는 ‘狂暴’으로 같이 사용하지만 ‘광폭(狂暴)하다’와 ‘광포(狂暴)하다’ 둘 다 ‘미쳐 날뛰듯이 매우 거칠고 사납다.’를 뜻하는 말로 병행 사용한다.
메르스 환자가 자꾸 발생해 걱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통제에 적극 협조하고, 단체 생활의 건강예절을 잘 지킨다면 메르스가 ‘흉포한 바이러스’가 되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본사 상무/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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