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을 내려면 반드시 탄수화물이 가득한 밥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밥을 먹으면 나는 힘은 ‘밥힘’이 아니라 ‘밥심’이다.
우리말에는 ‘힘’이 ‘심’으로 표현된 말이 많다. 예부터 ‘힘’과 더불어 ‘심’을 많이 사용해왔다. 또한 강원도 등에서는 아직 ‘힘’과 함께 ‘심’을 사용하고 있는 등 ‘심’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빌려보면 ‘심’이 ‘힘’의 같은 말은 아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힘’ 대신 ‘심’을 많이 써 한 단어로 굳어지는 바람에 ‘힘’을 붙여 쓰면 잘못된 단어가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흔히 팔뚝의 힘, 팔의 힘을 언급할 때 ‘팔힘’이라고 하면 잘못된 말이다. ‘팔심’이라고 해야 바른말이다. ‘팔심이 세다, 팔심이 약해 무거운 것을 들 수가 없다.’처럼 사용한다. 주먹의 힘을 이야기할 때도 ‘주먹힘’이 아니라 ‘주먹심’이다.
또 말을 잘 하는 사람에게는 ‘입힘’ 대신 ‘입심’을 써야 한다. ‘입심이 세서 말로는 당할 수가 없다. 회의 도중 입심으로 밀어붙여서 양보를 하고 말았다.’처럼 표현한다. 물론 ‘말하는 솜씨나 힘’을 뜻하는 ‘입담’을 써 ‘입담이 세다’라고도 한다.
이 외에 다리의 힘은 ‘다릿심’, 남이 뒤에서 도와주는 힘은 ‘뒷심’, 주로 하반신으로 쓰는 힘은 ‘아랫심’, 허리의 힘은 ‘허릿심’, 염치나 두려움이 없이 제 고집대로 버티는 힘, 또는 마음속에 다지는 속셈은 ‘뱃심’, 모든 육체적 활동의 바탕이 되며, 몹시 어려운 처지를 이겨 나가려고 할 때 쓰는 힘을 ‘뼛심’이라고 한다.
메르스 확산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안심은 이르다. 병을 이기려면 잘 먹어야 한다. 메르스 따위 밥심으로 이겨내자. 쌀 소비도 돕고, 일거양득이 될 터이다.
<본사 상무/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