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공부 한다고 밤을 지새고 나니 머리가 맑지 않다.’
잠을 자지 않으면 기억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위 글은 ‘지새우다’를 잘못 사용한 것이다.
‘지새다’와 ‘지새우다’를 구분해야 한다. ‘지새다’는 ‘달빛이 사라지면서 밤이 새다.’를 뜻한다. 중요한 것은 ‘지새다’는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라는 것이다. 따라서 ‘입대 전야에 친구들과 밤이 지새도록 술을 마셨다, 잠깐 눈을 붙이고 났을 뿐인데 벌써 날은 지새고 여명이 얼굴을 두드리고 있었다.’처럼 쓴다.
‘지새우다’를 보자. ‘(‘밤’ 따위와 함께 쓰여) 고스란히 새우다.’를 뜻한다. ‘지새다’와 달리 타동사여서 목적어를 취할 수 있다. 그래서 ‘밤을 지새우고 나니 머리가 맑지 않다, 동짓달 길고 긴 밤을 지새우고 새벽 첫차로 떠났다.’처럼 사용한다.
‘새우다’와 ‘새다’도 같은 경우다. ‘새다’는 ‘날이 밝아 오다’이고, ‘새우다’는 ‘(주로 ‘밤’을 목적어로 하여) 한숨도 자지 아니하고 밤을 지내다.’이다.
그래서 ‘새다’는 ‘밤을 새다’처럼 목적어를 취할 수 없다. ‘밤이 새는지도 모르고 책상에 앉아 있었다, 그는 밤이 새도록 울고 있었다.’처럼 쓴다.
이와 달리 ‘새우다’는 ‘일등을 목표로 밤을 새워 공부했다, 주문이 밀려들어 밤을 새워 공장을 가동해야 했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서산 산수리 미륵불을 호암미술관에서 되찾아 제자리로 모시려는 주민청원 운동에 불교계가 함께 나섰다. 모두가 불을 밝히고, 밤을 지새우는 정도의 노력은 아니더라도 미륵불을 되찾아 오려는 주민과 불자들의 정성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본사 상무/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