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실적이 부진하니 내일부터 한 시간 빨리 출근합시다.’
의욕이 충만한 한 과장이 부장의 인정을 받기 위해 직원들의 조기 출근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바른말이 아니라 상대를 설득하기 어려울 듯싶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합시다.’로 써야 옳다. 평소 9시 출근이었으니 한 시간 빠른, 즉 8시에 출근하자는 의미이므로 ‘빨리’ 대신 ‘일찍’을 써야 하는 것이다.

‘빨리와 일찍’을 살펴보자. ‘빨리’는 부사로서, ‘걸리는 시간이 짧게’를 뜻한다. 그래서 ‘빠르다, 느리다’처럼 속도와 관련돼야 한다. 그래서 ‘빨리 뛰다, 빨리 늙다, 숙제를 빨리 끝내다, 사건의 진상을 빨리 파악해내다,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간다.’처럼 쓴다. ‘~하다’가 붙으면 ‘걸리는 시간이 짧게 하다’ 를 뜻하는 동사 ‘빨리하다’가 된다. ‘숙제를 빨리하다, 과제를 빨리하다.’처럼 쓰면 된다.

‘일찍’은 ‘일정한 시간보다 이르게’를 뜻한다. 같은 말로는 ‘일찍이’가 있다. ‘평소보다 일찍 귀가했다, 그는 다음날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으면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는 부모를 일찍 여의었다.’처럼 쓴다.

계절도 마찬가지다. ‘봄이 빨리 왔다, 여름이 빨리 왔다’ 등으로 흔히 ‘빨리’를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봄이나 여름이 오는 속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해 또는 예전의 그 즈음보다 앞서 왔음을 말하는 것이므로 ‘봄이 일찍 왔다, 여름이 일찍 왔다’처럼 사용해야 바른 표현이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빨리 마무리하려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모두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중요한 사안이므로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

<본사 상무/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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