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지역업체, 재개발 뜻 郡에 타진

장기간 방치되면서 지역민들의 원서을 한 몸에 사고 있는 구(舊)충남방적 예산공장.

1980년대까지만 해도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획을 담당해오다 방적산업의 사양길과 함께 문을 닫으면서 각종 환경공해유발 등 지역의 20여 년이 넘도록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 구(舊) 충남방적 예산공장(예산읍 창소리 소재)이 새 주인을 만나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충남방적은 대전, 천안, 예산 등 3곳에 공장을 운영하면서 국내 방적산업계를 호령했었으나 방적산업의 사양길로 인해 천안공장과 함께 예산공장이 폐쇄되면서 상호를 SG 충남방적으로 변경한 부동산전문회사가 3개 공장을 인수했으나, 부동산 등의 경기침체를 이유로 예산공장을 장기간 방치하는 바람에 공장의 슬레이트 지붕에서 날리는 발암물질 등으로 지역민들로부터 극심한 원성을 사왔다.

◆ 컨설팅업체, 재개발 뜻 군에 타진
이처럼 지역주민들의 원성이 그치지 않자 충남도의회 김용필 의원이 충남도와 예산군의 관련부서 공무원들을 앞세워 SG충남방적 측의 재개발을 촉구하면서 지난해 5월 이 회사가 아산시 신창면에서 경영하던 자동차부픔(시트) 제조공장의 신규이전을 추진하는 등 한 때 재개발이 이뤄지는 듯 했으나 그나마 이 공장마저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런 때에 지역의 한 컨설팅업체가 재개발의 뜻을 예산군에 타진해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 업체는 재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생산기능과 주거기능을 겸한 도시개발이 절대적이라며 17만 9611㎡의 공장부지 일부를 주거·상업·산업단지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을 완화해 줄 것과 산업단지에 입주할 기업은 군에서 전담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또 장기간 방치돼온 공장과 슬레이트지붕의 철거에 소요되는 60억 원에 달하는 철거비용의 일부를 군에서 부담해줄 것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郡 철거비용·산단 조성 즉답피해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지난 22일 열린 예산군의회 제214회 임시회 군정질문에서 재개발을 희망하는 업체에 제반 행정적 사항은 적극 협조할 수 있으나, 예산이 수반되는 철거비용에 대한 부담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 산업단지 조성문제도 법률적인 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해갔다.

이에 반해 군 의회는 ‘물 갈 때 노를 저어라’는 옛 말처럼 재개발 뜻을 가진 업체가 나타났을 때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강재석 부의장은 군이 밀실행정 하듯 감추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모든 사안을 공개적으로 검토해 지역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 부의장은 “17만㎡에 달하는 부지를 기업유치만 고집할 경우 지가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기업유치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일정 비율로 주거와 상업, 공장을 병행한다면 인구증가에도 상당부분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부의장은 “철거비용 분담 문제와 관련해 업체에서 추산한 60억 원의 절반이면 철거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요한 것은 장기간 방치되면서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구(舊) 충남방적을 재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춰 행정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예산=이회윤 기자 leehoiyu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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