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껏 모르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사실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을 때 흔히 사용하는 ‘여지껏’은 바른말이 아니다. 이때는 ‘여태껏, 이제껏, 아직껏’ 등을 사용해야 바른말이다.

‘여태껏’은 ‘여태’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이다. ‘여태’는 지금까지. 또는 아직까지. 어떤 행동이나 일이 이미 이루어졌어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않았음을 불만스럽게 여기거나 또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나 일이 현재까지 계속되어 옴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조금 부정적인 표현에 써야 어울리는 말이다.

‘여태’에 ‘껏’이 붙을 수 있는 것은 여태가 ‘지금까지, 아직까지’의 뜻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아직껏, 이제껏, 입때껏’ 등도 같은 뜻을 갖고 있어 ‘껏’을 붙여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지’는 ‘지금’ 또는 ‘아직까지’의 시점 또는 때의 의미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때를 나타내는 몇몇 부사 뒤에 붙어) ‘그때까지 내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껏’을 붙여 쓸 수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여지껏’이란 단어가 만들어질 수 없음에도 여태껏 우리는 ‘여지껏’이 바른말인 것처럼 잘못 알고 사용해 온 것이다. ‘여직껏, 여짓껏’ 등으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여지껏’이 없는 말이니 유사한 말들 또한 모두 바른말이 아니므로 모두 사용해서는 안 됨을 명심하자.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국민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정치권은 여태껏 모르고 있었을까. 연일 열대야가 계속돼 모두 짜증스러운데, 왜 이럴까.

<본사 상무/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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