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眞僞) 여부를 가려주십시오.’ ‘정확성이 성패(成敗) 여부를 결정짓는다.’

위 글처럼 흔히 쓰는 표현 중에 하나가 ‘~ 여부’이다. 그러나 위 글은 여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중복의 표현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부(與否)는 ‘명사’로서, ‘그러함과 그렇지 않음’을 뜻한다. 따라서 ‘김 부장 승진 여부를 미리 알려달라고 요청하시면 곤란합니다.’처럼 붙여 사용한다.

그러나 위의 예문 ‘진위(眞僞) 여부’처럼 ‘진위’에 ‘여부’를 붙여 묻게 되면 ‘진짜냐 거짓이냐 그런 것이냐 그렇지 않은 것이냐’를 뜻하게 된다. 중복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부’를 빼고 ‘진위를 가려주십시오’라고만 해도 ‘참인지 거짓인지 가려 달라’는 말이다. ‘진(眞)과 위(僞)’ 자체가 서로 반대되는 말뜻을 가지고 단어를 이루었기 때문에 ‘여부’를 필요로 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성패 또한 마찬가지다.
 
‘정확성이 성패를 결정짓는다.’처럼 ‘여부’를 빼도 ‘정확성이 성공이냐, 실패냐를 결정짓는다’는 의미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 외에도 ‘생사(生死), 당락(當落), 흥망(興亡), 진퇴(進退), 찬반(贊反), 가부(可否)’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단어에 여부를 붙이면 분명히 사족(蛇足)이다.

이 밖에도 굳이 ‘여부’를 쓰지 않아도 ‘여부’의 뜻을 전할 수 있는 곳에 굳이 붙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제시간에 도착할지 여부에 경찰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문장에서도 ‘도착할지’가 ‘도착할지 어떨지 의문스럽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여부’를 붙여 사용할 필요가 없다.

방학 중 아동 급식비 지원이 한 끼당 3500원이라고 한다. 3500원으로 식사 가능 여부를 파악하려는 게 아니라면 당장 지원 규모를 늘려야 제대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본사 상무/편집국장>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