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한 해의 영업 실적을 평가하고, 치하하는 한 행사장에서 나온 사장님의 인사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바른말이 아니다. 바른말은 ‘이 자리를 빌려’가 맞다. 행사를 통해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이므로 ‘빌어’가 아니라 ‘빌려’가 바른 사용이다. 수많은 행사장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잘못된 말이며, 방송을 진행 중인 사회자도 아차 하면 내뱉는 실수이기도 하다. 사전을 빌려 좀 더 뜻을 분명히 살펴보자. 동사 ‘빌다’는 ‘바라는 바를 이루게 하여 달라고 신이나 사람, 사물 따위에 간청하다. 잘못을 용서하여 달라고 호소하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활용형으로 ‘빌어, 비니, 비오’ 등을 사용한다. 따라서 위 문장에는 사용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빌리다’를 보자. ‘남의 물건이나 돈 따위를 나중에 도로 돌려주거나 대가를 갚기로 하고 얼마 동안 쓰다. 남의 도움을 받거나 사람이나 물건 따위를 믿고 기대다. 일정한 형식이나 글 따위를 취해 따르다.’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빌리어(빌려), 빌리니’ 등으로 활용해 쓴다. ‘이 자리를 빌려’와 마찬가지로 ‘성경을 빌려 말씀 드리니, 그의 표현을 빌려보면, 이 기회를 빌려 말하면’ 등으로 활용하면 된다.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고, 관리 주체도 불분명하다고 한다. 이런 기회를 빌려 성숙한 다문화사회 조성에 모두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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