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예문은 ‘걷다 보니’가 바른 띄어쓰기다. ‘걷다 보니’는 ‘걷’에 ‘다가’가 줄어든 ‘다’가 결합한 ‘걷다’에 ‘보’에 어미 ‘-니’가 결합한 ‘보니’가 더해져 만들어졌다. 따라서 ‘걷다’와 ‘보다’가 각각의 단어이므로 띄워 써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빌려 보면 ‘보다’는 ‘-다(가) 보니’, ‘-다 보면’ ‘-고 보니, -고 보면’의 형태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또는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하고 난 후에 뒷말이 뜻하는 사실을 새로 깨닫게 되거나, 뒷말이 뜻하는 상태로 됨’을 나타낸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걷다 보니 벌써 목적지에 도착했다, 좋은 사람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좋은 점을 배우게 된다, 돈이 최고라 생각하며 악착같이 살고 보니 단란했던 가정은 엉망이 되었다, 남의 사정을 이해하고 보면 채무를 정리할 방법이 없다.’처럼 사용한다.
또 ‘앞말이 뜻하는 상태가 뒷말의 이유나 원인이 됨을 나타내기도 한다. ‘워낙 신중하다 보니 한 문제를 두 시간씩 끌어안고 있다. 출신이 서출이고 보니 선거에는 나갈 수가 없었다.’처럼 사용한다.
간단히 말해 ‘-다 보니, -다 보면, -고 보니, -고 보면’의 형태는 앞뒤 말이 각각의 단어로 구성되므로 모두 띄워 쓰면 된다.
물론 ‘-다 보니’ 형태로 쓰는 경우가 있더라도 한 단어인 경우는 예외다. 붙어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 ‘쳐다보니’가 있다. 이 경우는 ‘쳐다보다’가 한 단어라 ‘쳐다 보니’처럼 쓰면 안 된다. ‘들여다보다’가 활용된 ‘들여다보니’, ‘내려다보다’가 활용된 ‘내려다보니’도 마찬가지로 붙여 써야 한다.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검정화’를 두고 여야가 나뉘어 한참 싸우다 보니 국민도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싸움에 뛰어든 것 같다. 걱정스럽다. <본사 상무/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