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씻은 쌀을 시루에 넣고 찌는 것에서부터 떡 만들기가 시작된다. 이때 시루에 쌀을 넣고 불 위에 올리는 것을 ‘시루에 떡을 안치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시루를 포함, 솥 등 조리 기구 안에 재료를 넣어 음식을 만드는 일을 위 예문처럼 ‘앉히다’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앉다’의 수동형이 ‘앉히다’이다. ‘자리나 직위에 앉게 하다’ 등의 의미 외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리를 하는 행위는 ‘앉히다’를 쓸 수 없다. 음식을 만드는 경우 모두 ‘안치다’를 쓴다고 생각하면 된다.

동사 ‘안치다’는 ‘밥, 떡, 찌개 따위를 만들기 위하여 그 재료를 솥이나 냄비 따위에 넣고 불 위에 올리다.’를 뜻한다. 그래서 ‘휴가 나온 아들에게 맛있는 갈비찜을 해주기 위해 솥에 갈비를 가득히 안쳤다, 어머니는 잔치에 쓸 육개장을 안치러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밥 안치는 일이야 육개장 안치는 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처럼 쓰면 된다.

‘안치다’는 ‘어려운 일이 앞에 밀리다, 앞으로 와 닥치다’의 의미도 갖고 있다. ‘그는 처리하기 힘든 주문이 한꺼번에 안치기 시작하면 아예 포기부터 생각한다, 얼굴을 안치고 지나가는 신선한 차가움이 겨울 바다를 찾는 맛이죠.’처럼 쓰면 된다.

2016년 새해가 밝았다. 경제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이 예상되는 2016년, 요리를 안치는 요리사의 정성으로 모두가 뜻을 모아 어려움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기를 소망한다. <본사 상무/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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