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버릇이 나쁘면 타인의 입방아에 오르기 쉽다. 남의 입방아에 오르는 것을 두고 흔히 하는 표현으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다’라는 말을 쓴다. 그러나 이때 사용하는 ‘회자되다, 회자하다, 회자됐다, 회자되고 있다’ 등의 표현은 나쁜 일로 입에 오르내리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위 글의 경우에는 ‘폭언으로 입방아에 오르다, 폭언으로 구설에 오르다’처럼 쓰는 것이 옳다.
‘회자(膾炙)’를 살펴보자. ‘회자’는 ‘회와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칭찬을 받으며 여러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르는 말’이다. 뜻풀이를 통해 보면 좋은 일로, 칭찬 또는 호평을 받으며 이 사람 저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경우에 써야 된다. 그래서 ‘그의 글은 너무나 뛰어나 오랜 세월을 통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노력해온 그의 선행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 사이에 널리 회자하고 있습니다.’처럼 사용한다.
따라서 좋은 일로 입에 오르내리면 ‘회자’를, 나쁜 일로 입에 오르내리면 ‘입방아, 구설(口舌)’을 쓰는 것으로 구분을 해 두면 바른말을 사용할 수 있다.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까닭에 사자성어로 ‘인구회자(人口膾炙)’ 또는 ‘회자인구(膾炙人口)’로 쓰기도 한다.
선거구 획정도 못한 채 세 불리기에 한창인 몰염치한 정치권이 국민의 입방에 올랐다. 언제 국민의 입에 회자되는 예쁜 짓을 하게 될는지 궁금하다. <본사 상무/편집국장>
윤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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