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 거부 이어 증거인멸 의혹 '점입가경'


박상국 前 지부장 연락 끊고 침묵
법인통장 7~8개 서둘러 없애기도
직권남용·배임 의혹 등 해명해야

 

한국미술협회 천안지부(천안미술협회)가 박상국 전 지부장의 인수인계 거부로 정상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30일 ‘2015 한국미협 천안지부 정기총회’에서 사퇴의사를 밝히고 이달 1일 사퇴서를 제출한 박 전 지부장은 현 임원진의 수차례 인수인계 요구에도 “휴일에 무슨 인수인계야. (직무대행은) 정식 지부장도 아닌데”라는 문자만 남긴 채 현재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 사퇴 전 지부장 인수인계 거부 ‘황당’

한국미술협회 천안지부 임원진(부회장, 감사)은 지난 1일과 2일 두 차례 인수인계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고, 3일 한국미술협회 중앙본부로부터 정식 지부장직무대행으로 승인 받은 박진균 지부장 직무대행이 긴급 이사회를 열어 6일까지 인수인계 할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인수인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지난 2일 박 전 지부장이 세무서 비영리단체 등록증 및 협회 법인통장 7~8개를 폐쇄한 사실을 확인한 임원진은 ‘서둘러 법인통장 등을 없앤 이유를 모르겠다.

협회 통장은 개인이 만들었든 협회에서 만들었든 협회 재산의 모든 입출금 내역이 기록돼 있는 만큼 의혹에 대한 증거인멸의 시도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또한 협회 내부에서 박 전 지부장에 대한 영구제명 여론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집행부(직무대행 포함)에 대한 골탕 먹이기 내지는 결산자료의 보충을 위한 시간벌기로 인수인계를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 ‘벽화 그리기’ 사업 정산조차 안해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회원은 물론 임원 및 이사들도 모르게 박 전 지부장이 독단적으로 진행한 ‘벽화 그리기’ 사업과 ‘흥타령 축제 춤 그림 전’ 사업이다.

천안시가 한국미협 천안지부에 의뢰한 벽화 그리기 사업의 본래 취지는 수준 높은 공공미술 작품 제작과 협회 회원의 일자리 창출에 있다.

그런데 박 전 지부장은 대학생인 자기 딸과 본인이 졸업한 대전 모 대학 학생들에게 의뢰, 사업을 시행했고 정산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회원들은 애초에 벽화 사업이 있는 줄 알지도 못했고, 박 전 지부장이 천안시의 혈세를 가지고 왜 자기 딸과 타 도시 학생들에게 사업을 하게 했는지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지 철저히 검토해 봐야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다수 회원들은 벽화 그리기 사업 수익금의 행방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매년 천안문화재단으로부터 1000만 원을 지원 받아 진행한 ‘흥타령 축제 춤 그림 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임원 및 회원들은 박 전 지부장이 ‘운임비, 인건비 등이 발생했으나 이를 세분화해 정산하지 않고 편의상 뭉뚱그려 도록제작비 등 인쇄비 하나로 천안문화재단에 정산했다’고 하나, 이는 영수증, 세금계산서 등을 허위로 발급 받았다는 것이며, 사실대로 세분화해 결산하지 않은 점, 협회 총회에도 보고 하지 않은 점은 이면에 또 다른 의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 회원들, 공금유용·직권남용 혐의 주장

한국미협 천안지부 임원진은 많은 의혹들을 속 시원하게 밝혀야겠지만 협회의 정상화를 위해 우선 “20여 년간 회원들의 회비 등으로 모아온 천안미술협회 발전기금 3000만 원과 회원들의 회비납부 이월금 400여만 원을 비롯한 천안미술협회 관련 장부 및 서류를 조속히 인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며 지난 3일 이사회에서 결정된 바와 같이 “박 전 지부장에 대해 공금유용 및 직권남용, 업무방해가 우려되는 만큼 빠르면 다음주 중으로 사법기관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는 “지난 40년간 3회 연속 천안미술협회 지부장 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박 전 지부장이 유일하다.(1회 낙선, 2회 당선) 그는 봉사직인 만큼 3회 연속 출마한 것이 개인욕심이 아니고 협회에 봉사하려고 나섰던 것이었다면 그만두더라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그만두는 것이 옳다”고 말하며 “박 전 지부장이 200여 명의 회원들 얼굴에 먹칠하는 일이 없도록 정정당당히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안=김완주 기자 pilla2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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