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경기 또는 여러 형태의 경쟁에서 이기게 되면 흔히 ‘축구 국가대표팀이 승전보를 울렸다’ 같은 표현을 쓴다. 그러나 ‘승전보’는 의미를 잘못 이해한 데서 오는 잘못된 표현이다. ‘승전고(勝戰鼓)를 울리다’가 바른 표현이다.
‘승전보(勝戰譜)’는 ‘싸움에 이긴 경과를 적은 기록’을 뜻한다. 따라서 승리의 기쁨에 취해 싸움에 이긴 기록을 들고 다니며 자랑할 수는 있겠으나 그 기록을 울릴 수는 없는 일이다. ‘승전보’는 기록이므로 누구에게 승전보를 전하거나 남기는 것은 가능하다.
‘승전고(勝戰鼓)’는 ‘싸움에 이겼을 때 울리는 북’이다. ‘승고(勝鼓)’라고도 한다. 예부터 전장에 나간 부대는 군사를 일사불란하게 지휘 통솔하거나 힘찬 북소리로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도구로 북을 활용했다. 물론 전쟁에서 이기게 되면 승리의 소식을 힘찬 북소리에 실어 모두에게 알린다. 이때 울리는 북이, 승리의 북소리가 ‘승전고’이다.
‘승전고를 울려 승리의 소식을 알렸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물론 요즘은 북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승전고를 울리다’가 ‘승리의 소식을 알리다, 승리했다’의 의미로 널리 쓰인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승전고를 울리며 귀국했다’처럼 사용한다.
대한민국 대표 바둑기사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드디어 1승을 거두며, 승전고를 울렸다. ‘인간승리’에 축하를 보낸다. <본사 상무/편집국장>
윤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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