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내 국회의원 후보 공천 마찰과 관련, 후보자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둔 24일 당 대표 직인을 날인하는 결재를 거부하고 부산으로 홀연히 떠나버리자 당은 물론 전국이 떠들썩했다. 마지막 날 봉합이 됐으나 이때 김 대표의 돌발 행동을 두고 등장한 단어가 있다. ‘옥쇄투쟁, 옥쇄파동, 옥새투쟁, 옥새파동’ 등등. 그러나 일부 언론에까지 등장한 ‘옥쇄’는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옥새(玉璽)’가 바른말이며, ‘옥새 투쟁’이 바른 띄어쓰기다.
새누리당과 당 대표의 도장이어서 ‘나라를 대표하는 도장, 국권의 상징으로 국가적 문서에 사용하던 임금의 도장’을 뜻하는 ‘국새(國璽)’ 또는 ‘옥새’를 빗대어 ‘옥새 파동, 옥새 투쟁’이라고 칭한 것이다. 그런데 어디서 이상한 단어가 등장했다. ‘옥새’를 ‘옥쇄’로 착각한 것이 분명하다.
‘옥쇄’를 살펴보자. ‘옥쇄(玉碎)’는 ‘부서져 옥이 된다는 뜻으로, 명예나 충절을 위하여 깨끗이 죽음을 이르는 말’이다. ‘명예나 충절을 위하여 깨끗이 죽다. 부서져 옥이 된다.’를 뜻하는 ‘옥쇄하다(玉碎)하다’란 단어도 있다. 그러니 김 대표의 부산행이 결연히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긴 하지만 명예나 충절을 위해 깨끗이 죽으려는 행위는 아니었으므로 ‘옥쇄’를 갖다 붙일 수는 없다.
31일부터 20대 총선 정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옥쇄하는 마음으로 뛰어서 당선되고, 옥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국가를 위해 헌신하길 희망한다. <본사 상무/편집국장>
금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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