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주위가 산만해서 이런 수학 문제는 풀 수가 없다, 주민들의 주위를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그는 집에 불을 질렀다.’

위 글은 ‘주의가 산만하다, 주의를 돌리다’의 의미를 전하고자 하면서도 ‘주의(注意)’ 대신 ‘주위(周圍)’를 잘못 사용한 경우다. 흔히 발견되는 실수다. ‘주의’를 써야 바른말이다.

‘주의(注意)’는 한자 뜻처럼 ‘마음에 새겨 두고 조심함, 어떤 한 곳이나 일에 관심을 집중하여 기울임’을 뜻한다. ‘주의를 환기하다, 주의를 기울이다, 주의가 산만하다, 주의가 다른 곳으로 쏠렸다’ 등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주위’는 ‘주의’와 발음만 비슷할 뿐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주위가 산만하다’고 할 때 주의가 산만한 아이나 어른 등 인물의 행동과 관련된 표현을 하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것, 또는 그 환경을 ‘주위(周圍)’라고 하므로 ‘주위가 산만하다’는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둘러싼 주변이 어지럽거나 어수선하다’의 의미로 사용될 수는 있다. 그러나 대개는 위 예문처럼 ‘주위’로 잘못 쓰는 경우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대야소에서 여소야대로 변한 20대 총선의 결과를 정치권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해석은 자유지만 ‘민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결과’라는 것만은 명심해야 할 텐데... <본사 상무/편집국장>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