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사전 점검조차 하지 않고 내버려 두더니 결국 사단이 났다.’

문제가 발생하거나 탈이 나면 흔히 ‘사단이 났다’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바른말이 아니다. 비슷한 발음 탓에 많은 사람들이 잘못 사용하고 있으나 반드시 구별해 써야 한다. 위 글은 ‘결국 사달이 났다’가 바른말이다.

‘사달’은 ‘사고나 탈’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사달나다’라는 한 단어는 없으므로 ‘사달 나다’처럼 띄워 쓰면 된다. 또 사고나 탈이므로 주로 ‘이, 을’ 등의 조사와 더불어 ‘사달이 나다, 사달이 일어나다, 사달을 일으키다, 사달을 초래하다, 사달을 만들다, 이번 사달의 장본인’처럼 사용한다.

그러나 ‘사단(事端)’은 ‘사건의 단서. 또는 일의 실마리’를 뜻한다. 따라서 ‘사건의 단서나 일의 실마리’란 뜻에 ‘나다’라는 단어가 어울릴 수가 없다. 그래서 ‘증거 하나 없는 의문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 박혀 사단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단을 구하는 것이 네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체내 중금속 농도가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걱정이다. 사달이 난 뒤에 허겁지겁 대책 마련할 것이 아니라 사전에 원인 진단과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는 것이 위민행정(爲民行政)이다. <본사 상무/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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