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은 옛부터 풍광이 뛰어나고, 인심이 좋기로 소문이 난 곳으로서...’ 어느 지역 산꼭대기 정자 등의 현판이나 고장 안내문에 흔히 적혀 있는 글 중의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에 내거는 것이어서 감수를 받았을 것 같은데도 잘못된 글이 쓰여 있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옛부터’는 잘못된 글로서, ‘예부터’가 바른말이다.‘옛’은 관형사로서, ‘지나간 때의, 예전의’ 등의 뜻을 갖는다. 관형사는 뒤에 명사 같은 수식을 받는 말이 이어져야 한다. 즉 명사를 수식하거나 다른 명사와 같이 복합어를 이룬다. 그래서 ‘옛날, 옛말, 옛정, 옛사람, 옛이야기’ 등으로 쓰인다. 관형사에는 명사와 달리 ‘부터’ 같은 조사가 붙을 수 없음을 명심하자. ‘옛날에는 그랬지만 요즘 누가 그러고 산단 말이오.’ ‘옛이야기라고 해서 가벼이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처럼 사용하면 된다.‘예’는 명사로서, ‘옛적, 오래전, 아주 먼 과거’라는 뜻을 갖는다. 주로 ‘예나, 예부터, 예로부터’ 등으로 사용된다. 명사는 ‘부터’라는 조사가 붙을 수 있으므로 ‘예부터’로 써야 옳다. ‘예부터 해오던 관습이니 그렇게 하시오’ ‘예나 지금이나 모습이 그대로입니다.’ 등으로 사용한다. 대전시가 관용차의 내구연한을 연장해 예산절감에 앞장선다니 참 반가운 소리다. 예부터 멀쩡한 관용차를 내구연한 됐다고 새 차로 바꾸어버리는 행정관청의 나쁜 관습을 개선하는 염홍철 시장의 이번 결정에 모두 박수를 보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