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조성사업…집중성 떨어져 졸속시공 우려
시발전위, “수질개선 등 종합적 계획 대책마련”촉구

세종시 유일의 시립 고복저수지(高福貯水地) 생태공원 조성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획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고복저수지는 해마다 오염물질유입과 부영양화(富榮養化: 오염된 유기물질이 과도하게 유입돼 발생하는 수질악화 현상) 등 수질오염이 가속화 되고 있다. 때문에 물 비린내와 악취, 초록물감을 칠한 듯 오염된 녹조는 ‘생태공원’조성사업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본지는 ‘고복저수지 생태공원’조성사업의 현주소와 문제점, 개발방향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들과 함께 5회에 걸쳐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1. 생태계 변화 수질오염 가속
2. 지지부진한 단계별사업… 집중성 저하로 졸속사업 우려
3. 턱 없이 부족한 주차난 등으로 무질서 심각
4. 생태공원 vs 유원지… 어정쩡한 개발이 정체성 잃어
5. 낚시터 개방할 것인가 통제할 것인가

세종시발전위원회(위원장 임승달) 건설·교통 분과위원회(위원장 서중권)는 지난 28일 오후 김종서(4층) 실에서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이우원 환경정책과장과 임영수 농어촌공사 차장, 관계공무원 등 20여 명이 참석, 안건으로 채택된 고복저수지 생태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한 토의를 진행했다.

◆ 생활하수·낚시꾼 오염 주범

세종시 연서면 고복. 용암리 일대에 조성된 고복저수지는 1990년대 연기군 시절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949㎡(59만 평)의 규모에 농업용수로 사용돼 왔다.

하류에는 야외조각공원이, 상류에는 연기대첩비 등 세종시민들의 얼과 문화, 자존심이 자연경관과 더불어 맥을 잇고 있다. 주말이면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맨발등산’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천혜의 관광지인데도 불구하고 고작 ‘고복 낚시터’로 알려지고 있다. 산란철 때면 전국의 낚시꾼들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룬다. 낚시꾼들의 취사와 오물투기, 일부 주변상인들의 무분별한 생활하수 방류, 생활쓰레기 등이 저수지로 흘러들어 오염되고 있다.

낚시꾼들이 미끼로 사용되고 있는 떡밥은 수질오염을 가중시키는 촉매제다.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할 경우 육식성의 포악한 ‘베스’와 ‘블루길’이 극성이다. 때문에 떡밥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농촌공사 등 외래어 퇴치운동에도 불구하고 이미 생태계는 변했다. 토종물고기의 대표적인 피라미는 찾아볼 수 없고 토종붕어 등은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잔고기는 씨가 마른지 오래다.

◆ 오염물질과 함께 부영양화 녹조 발생

오염된 녹조를 가중시키는 원인 또 한 가지는 수초다. 가물어 바닥이 드러난 사이 수초는 사람 키만큼 자라 장마 때에는 경우 그대로 녹아 썩는다. 썩은 수초는 오염물질과 함께 부영양화를 활성화시킨다.

지난 26일 농촌공사는 녹조제거에 나섰다. 화학약품을 투여하는 등 녹조제거를 시도했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녹조는 육안으로도 혐오대상이다. 악취까지 발생하면 낚시꾼조차 외면하는 ‘죽음의 저수지’로 전락된다.

현재 고복저수지의 연평균 수질은 “농업용수로 이용할 수 있는 4급수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생태공원 조성의 최우선 요건인 수질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다는 것이 환경전문가의 견해다.

생태공원으로 지향하는 길목에 수질 개선은 첫 번째 과제로 손꼽히고 있다. 또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단계별 사업추진은 생태공원 전체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찔끔 찔끔 예산을 들여 조성하는 단계별 사업추진은 생태공원의 가치를 저하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다음 게제는 지지부진한 생태공원 조성의 문제점을 짚는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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