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수십명 달해 정책·공약 검증없이 투표 우려

“6·2지방선거에 출마자들이 많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사전 두께인 선거공보물을 살펴보다가 나중엔 누가 누군지 모르겠더군요.”40대 직장인 김혁진(대전 서구 갈마동) 씨는 지난 30일 집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물 분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날 김 씨의 집에 배달된 선거공보물만 대전시장 후보 3명과 서구청장 후보 4명, 대전시의회 후보 3명, 기초의회 후보 7명, 광역?기초의회 비례대표 등 어림잡아도 20명을 넘는다.여기에 교육감 후보들과 교육의원 후보들까지 합치면 배달된 선거공보물 출마자만 30명 안팎.출마자들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김 씨의 가정에 배달된 선거공보물은 100-200쪽을 훌쩍 뛰어넘는다.선거법상 광역·기초단체장 12쪽 이하, 광역?기초의원 8쪽 이하, 정당별 비례대표 각 8쪽 이하로 양이 제한돼 있지만 많은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져 공보물이 웬만한 책 한 권 분량을 넘어선다.여타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후보들이 난립하는 선거구는 그야말로 각 가정 우편함마다 선거공보물들이 수북히 쌓여있다.주부 구 모씨는 “후보자가 워낙 많아 선거공보물에 기대가 컸는데 사전 두께 만한 선거공보물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직장인 도광주(32·직장인·동구 낭월동) 씨는 “대전시장이나 구청장 후보들은 그나마 이름이라도 들어봤지만 지방의원과 교육감, 교육의원 후보는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며 “너무 양이 많아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일부에선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없이 그냥 한줄 투표나 로또식 투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읍면단위 소도시는 선거공보물 전달에도 어려움이 적잖다.선관위가 배달전에 유권자에게 미리 전화해 직접 전달하는 방법도 택하고 있으나 농번기 시기와 겹치며 집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많아 다시 방문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기 일쑤다.선관위는 “유권자들이 공보물을 일일이 살펴보는게 어렵겠지만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인만큼 최대한 관심을 둬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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