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 집에서 잘 쉬고 있는데 누군가 꼭 얼굴 한번 보자고 해서 술자리에 나갔다가 계산할 때가 되니 지갑을 두고 왔다는 말에 당황한 경험이 더러 있을 것 같다. 돈마저 넉넉히 준비되지 않았으면 주인장의 차가운 눈총 아래 술값 마련하느라 곤욕을 치러야 한다. 주위 사람 보기도 그렇고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곤란한 일을 맞거나 참기 힘든 어려운 일을 당하면 흔히 등장하는 단어가 ‘곤욕(困辱)’ 또는 ‘곤혹(困惑)’이다. 그러나 곤욕과 곤혹은 ‘욕’과 ‘혹’ 한 글자 차이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가려서 사용해야 한다. 많은 실수는 ‘곤욕’과 ‘곤혹’을 혼동해 ‘곤혹을 치르다.’ ‘곤욕스럽다.’의 형태로 곤욕과 곤혹을 바꿔서 잘못 사용하는 경우다. 사전을 빌려보자. 곤욕(困辱)은 ‘심한 모욕. 또는 참기 힘든 일’의 의미이다. 흔히 ‘곤욕을 당하다, 곤욕을 치르다, 곤욕을 겪다’ 등의 형태로 사용된다. 곤혹(困惑)은 ‘곤란한 일을 당해 어찌할 바를 모름’의 뜻이다. ‘곤혹스럽다. 곤혹을 느끼다, 곤혹하다’ 등으로 쓰인다. 사전 풀이만 보면 여전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 잘 살펴야 할 것은 ‘곤욕’은 심한 모욕이나 참기 힘든 일 그 자체이고, ‘곤혹’은 어찌할 줄 모르는 마음의 상태 또는 감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하면 구분해 쓸 수 있다. 세종시가 과학벨트 후보지에서 제외됐다고 하니 정말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종시를 제외하면 어디가 가정 적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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