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산부를 중심으로 한 정체불명의 급성폐렴 발병으로 보건당국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현재 보건당국이 밝힌 환자 8명의 절반인 4명이 대전과 충북 주민인 것으로 조사됐다.보건당국은 유행성으로 보기 어렵다며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걱정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정체불명 폐렴환자 절반이 충청권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미확인된 원인 미상의 폐렴(간질성 폐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8명 가운데 4명이 충청권 거주민인 것으로 파악됐다.이들은 모두 초기 기침과 호흡곤란 등의 증세로 동네 의원과 병원 등에서 진료를 받다가 상태가 악화돼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입원했다.이들 4명 중 3명은 출산 전후의 산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이 산모 이외에도 중증폐렴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남성은 43세의 충북도민인 것으로 파악됐다.이 남성은 호흡곤란과 기침, 가래 등의 초기 증세를 보이다 지난달 1일 서울의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나머지 3명은 모두 출산 전후의 여성으로 대전의 39세 여성은 지난달 26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지난 5일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겼다.또 같은 임산부로 원인 미상의 중증폐렴을 앓던 36세의 충북 여성은 지난달 13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지난 4일 퇴원했다.34세의 충북 여성도 지난 6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지난 10일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받고 있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앞서 지난 10일 정체불명의 폐렴증세를 앓던 35세 서울 거주 여성이 숨져, 첫 사망자가 나왔다. ◆보건당국 “정체불명의 폐렴 유행성이라고 보기 어려워”질병관리본부는 11일 정체불명의 폐렴이 유행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환자 대부분이 출산 전후의 산모라는 부분도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최근 서울시내 대형병원에 입원한 정체불명의 폐렴 환자 6명에게서 채취한 가검물에 대해 총 20가지 병원체 검사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검사 결과 1명의 환자에게서 `아데노바이러스 53형`이 분리됐지만, 나머지 5명에게서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 어떤 병원체도 나오지 않았다.이 아데노바이러스는 폐렴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환자의 폐를 딱딱하게 굳게 만드는 이번 질환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적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결국, 환자에게서 감염을 유발하는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았고, 환자의 거주지가 모두 서로 다르며, 환자 주변에서 추가 발병이 없고, 산모 이외 다른 면역 저하자에게서 유사 병증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폐렴이 특정 병원체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게 당국의 결론이다.다만 이 질환이 과거에 발병했던 급성 간질성 폐렴과 같은 것인지 아니면 신종질환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보건당국이 불안감만 조성했나?보건당국은 이날 이번 임산부 폐렴 사건이 그 동안 발병했던 급성간질성폐렴 수준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놨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브리핑에서 "유행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만큼 앞으로 (질병관리본부가 아닌) 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개별적 진료과정에서 임상적으로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자 주위에선 "질병관리본부가 이 같은 난리법석을 키우고 불안감만 조성했냐"는 비판론이 대두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