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의 정치력 부재 논란은 지역 정가의 해묵은 현안이자 고질적인 갈등사안 중 하나다.충청권은 그 동안 대선 등 굵직한 정치지형 변화 시점 때마다 당락을 가르는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해왔으나 정작 실속 면에선 중앙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휘둘리며 심한 부침을 겪어왔다.여야 정치권의 적극 구애를 받아 온 충청권이지만 지역발전과 밀접한 국책사업은 힘의 역학관계로 결정되면서 국책사업 유치 좌절과 지역민의 불만으로 이어질 때가 적잖았다.6?2지방선거에서도 빈곤한 지역의 정치력은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세종시 수정안과 대전의 잇딴 국책사업 실패 등에서 촉발된 책임론을 놓고 여야 각 후보들간에 첨예한 설전을 펼쳤고, 야당으로 채워진 현 충청권 국회의원의 무능론보다 정부여당의 충청홀대론이 민심에 주효하게 작용하며 여당 참패와 새로운 지방권력 교체로 귀결됐다.특히 이번 선거구도는 '중앙집권 기조'인 여당과 '지역균형발전'을 주창한 야당간 대결구도로 치러졌다는 점에서 향후 중앙정치와 연계한 지방 정치권의 역학구도는 더욱 복잡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또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에 이어 지역 정치력의 한 축인 지방자치단체장이 전면 야권으로 교체됨에 따라 지역 정가의 세력재편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일단 자유선진당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자와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에게는 세종시가 당선자의 정치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염 당선자와 안 당선자가 선거 내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공언한 만큼 향후 중앙정부에 지역주민의 요구를 강력하게 대변하고 관철할 수 있느냐란 '실천력'이 과제로 다가올 전망이다.또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당색을 달리하는 야당 국회의원과 단체장간 공조도 불협화음 없이 긍정적 리더십으로 힘을 규합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이른바 '여소야대' 정국으로 지방권력구도가 바뀌었으나 지역 내 야권이 소속 정당이나 정파를 떠나 정치력 결집과 지역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지역민들로부터 불신과 무능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그 동안 세종시 수정안과 반(反)균형발전정책등 지방의 이익에 반한 이른바 '지방의 위기' 정책들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도 어떻게 이끌어낼지도 당선자와 지역 정가의 과제다.금홍섭 대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여?야를 떠나 단체장이 있든 국회의원이 있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지역발전과 연계를 시키지 못하게 된다"며 "중앙무대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지역발전과 연계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금홍섭 사무처장은 이어 "지방권력이 전면 교체된 만큼 세종시와 반균형발전 정책, 지방재정 등 지역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가 기대된다"며 "세종시 문제는 새 당선자들에게 첫 번째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 중앙정치권과 무조건 갈등구도로만 치달을 경우 실속면에선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최근 로봇랜드, 첨복단지 등 국책사업을 둘러싼 지자체간 유치전이 정치적 역학관계에 의한 힘의 논리도 있지만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정치력을 총동원해 대정부 설득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완급조절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