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국립'불구 주요인사 서울행사 집중

유족들 "너무한다" 비난 지방호국열령 소외론까지

“천안함, 연평해전 등을 떠들던 국가 주요 인사들은 모두 어디갔습니까. 전부 다 와달라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대전현충원 안장자의 한 유가족)”

국내 최대의 호국.보훈 성지로 거듭난 국립대전현충원의 국가적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대전현충원이 국립서울현충원의 안장 인원을 뛰어넘으며 국내 최대로 거듭났지만 이에 걸맞는 국가적 예우는 전혀 뒤따르지 않고 있는게 주된 이유다.

특히 제56회 현충일을 맞아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국가 주요 인사들이 또다시 지방추념식은 외면한 채 서울 행사에만 편중되는 `관행`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6일 오전 10시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을 비롯한 전국에서 제56회 현충일 추념식을 가졌다. ▶관련기사 6면

이날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념식에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3부 요인, 정당대표, 헌법기관, 장관 등 국무위원 등 국가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해 나라를 위해 산화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었다.

반면 같은 시각 국립대전현충원에서도 대전.충남 단체장과 지방경찰청장, 군 관계자 등이 유족들과 함께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는 추념식이 열렸으나 정작 정부 주요 인사의 참석은 전무해 외관상 대조(?)를 보였다.

일각에선 이 같은 서울행사 편중 현상이 자칫 지방소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국립대전현충원은 지난 1982년 첫 안장이 이뤄진지 20여년 만에 서울현충원의 안장인원을 뛰어넘은데다 추가 안장이 계속적으로 이뤄져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현충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대전현충원에는 천안함, 연평해전 등 국가안보와 직결된 순직장병들이 안장돼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역의 한 원로인사는 "천안함 등을 떠들면 무엇하냐. 정작 현충일 추념식에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정부 인사의 모습을 찾기 어려워 아쉬움이 크다"며 "굳이 대통령, 국무총리 등 국가 주요 인사 모두가 서울에만 쏠려 추념행사를 치를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대외적 위상이 커진 대전현충원에 대해 그에 걸맞는 국가적 예우를 갖추는 것은 국가의 선택이 아닌 의무"라며 "호국영령도 지방에 있으면 차별받는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본보 취재 결과, 천안함 폭침 순직 장병 등 안장되는 등 대전현충원의 대국민 상징성을 감안해 김황식 국무총리를 추념식에 초청하기 위해 중앙부처와 조율을 했으나 불발로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현충일 행사 당일 오전 11시 10분 서울 보훈병원을 찾아 위문활동을 펼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곳은 지난해 당시 정운찬 국무총리도 현충일 당일 위문에 나섰던 곳이다.
이에 대해 대전현충원 관계자는 “대전현충원에서 열리는 추념식은 대전시 등 지자체에서 주관하고 있다"며 "대전현충원 입장에선 뭐라고 답할 입장이 못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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