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회식자리에서 뭔 기분 나쁜 일이 있는지 김 과장이 과음을 하고 있어 더 못 마시게 그렇게 말렸는데도 밤새 술을 들이키더니 오늘 출근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이나 술 음료수 등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거나 벌컥 벌컥 빨리 마시는 모습을 볼 때 많은 사람들이 위 글처럼 ‘들이키다’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 글에서 ‘들이키다’는 틀린 표현이다. 이때는 ‘들이켜다’를 사용해야 바른말이다.

 ‘들이켜다’는 ‘물이나 술 따위의 액체를 단숨에 마구 마시다. 세게 들이마시다.’ ‘공기나 숨 따위를 몹시 세차게 들이마시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잘못 사용하는 ‘들이키다’는 다른 의미로 사용해야 한다. 

 ‘들이키다’는 엄연히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들이키다’는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의 뜻이다. 그래서 ‘내가 찾아갔을 때 그는 비를 피하기 위해 가게 앞에 내어 놓은 가구들을 들이키고 있었다.’ ‘어머니는 날씨가 몹시 추워지자 방으로 화분을 들이켰다.’처럼 사용한다. 

 ‘들이키다’와 ‘들이켜다’ 두 단어를 흔히 혼동해 잘못 사용하는 것은 두 단어의 과거형이 둘 다 ‘들이켰다’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형을 사용, ‘목이 말라 물을 들이켰다.’고 하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형은 분명 다른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잘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저축은행 비리 사건 관련 인사들이 물을 들이켜듯 뇌물을 받아먹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국민의 분노가 커져 간다. <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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