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 1명당 훈련병 2500명 1개 연대당 의무병 6명
훈련강화 영향 환자 속출 의료시스템은 과거 수준
강군(强軍) 육성의 요람인 논산 육군훈련소의 의무 실태가 사회적 파문의 한복판에 서고 있다.
자살과 질병사 등 잇따라 발생한 훈련병 사망사건이 발화점이지만 실체를 파면 팔수록 혀를 내두르게 하는 후진적 군의료시스템이 파문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본보 5월 17일자 1면.18일자 8면, 6월 13일자 1.6면 등 보도>
◆1만 7500여명의 훈련병에 의무병은?
육군훈련소에서 신병 훈련이 강화되면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으나 정작 의무실태는 과거수준에 머물고 있는 수준이다.
육군훈련소 등에 따르면 2500여 명씩 7개 연대, 총 1만 7500여 명의 훈련병을 수용하고 있다.
각 기수마다 훈련에 따른 세균성 염증, 폐렴, 감기, 골절 등의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의료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훈련소의 1개 연대당 군의관과 의무병 숫자도 군의관 1명과 의무병 6명이 편제돼 있다.
한 개 연대의 훈련병이 기수마다 2500여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턱없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하루 평균 연대 의무과를 찾는 환자가 150~200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무병 10명에 하루 평균 20~30명의 환자를 진찰하는 전방 연대급 부대와는 비교조차 안 된다는게 군내부의 설명이다.
과거 의무병으로 입대하면 부러워했으나 요즘은 훈련소 의무병은 기피 보직으로 꼽히고 있다.
◆군의관 1명이 응급실 야간당직
육군훈련소의 군의관 배치 인원은 연대당 중위계급 1명이다.
지난 1일 4명의 군의관이 보충됐지만 군의관 1명이 훈련병 2500여 명의 건강을 돌보는 실정이다.
더욱이 야외 훈련에 군의관이 따라갈 경우 부대내 다른 훈련병들은 아예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 일쑤다.
국군논산병원이 훈련소 지구병원으로 바뀌면서 규모도 축소됐다.
80여개였던 침상이 50개로 줄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 군의관도 2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훈련병과 기간병을 합해 2만여 명이 근무하는 육군훈련소에서 매일 밤 당직 인원은 응급실의 군의관 1명이다. 이 때문에 육군훈련소가 후방에 있다 보니 그간 의무인력에는 손을 대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육군훈련소 지구병원의 환자 수는 이미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넘어섰다.
◆천안함 피격 이후 고강도 신병 훈련에 환자는 속출...의무시스템은 후진국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강한 군대 육성 지침에 따른 신병 훈련이 강화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더욱이 사회에서 고된 노동 경험이 없던 청년들이 입대하자마자 5주간의 고강도의 훈련에 노출되면서 각종 질환과 부상이 잦아지고 가뜩이나 열악한 각 연대 의무과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윗몸일으키기를 매일 하던 훈련병이 복부 근육 파열로 배에 혈종이 생겨 대전병원으로 후송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방부가 이날 ▲질병관리본부와 즉각 역학조사 실시 ▲모든 입소병에 뇌수막염 백신 접종 적극 검토 등을 골자로 한 군내 뇌수막염 발병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