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가 건설되고, KTX 열차가 개통되는 등 교통수단이 발전해가면서 ‘일일생활권’ ‘한나절 생활권’ ‘반나절 생활권’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면 여기서 나오는 ‘한나절, 반나절’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나절은 ‘하루’, 반나절은 ‘그 절반’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 ‘한나절’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하루 낮 시간’ 또는 ‘하루 낮 시간의 반’으로 알고 있는 등 일반인들의 혼동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빌려 뜻을 정확히 살펴보면 ‘한나절’은 ‘하룻낮의 반(半)’과 ‘하룻낮 전체’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하루 중 낮의 길이의 반’과 ‘하루 중 낮 동안 전체’를 모두 뜻하고 있으니, 낮 시간의 반이라고 해도, 낮 시간 전부라고 해도 둘 다 바른 표현이다. 즉 12시간쯤으로 볼 수도 있고, 6시간쯤으로도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당연히 ‘반나절’은 ‘한나절’의 반이니까, 한나절을 몇 시간으로 보느냐에 따라 반나절은 시간이 달라진다. 

 이처럼 한나절이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어 정확한 시간을 말할 때는 사용이 불가능한 단어라 할 수 있다. ‘한나절 안에 돌아올 테니 그때 보자.’라고 하면 도대체 몇 시부터 기다려야 할까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50분 만에 서울 가서 지인 만나고 다시 50분이면 대전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반나절 생활권을 가능케 한 KTX 열차가 요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보다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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