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다리 높이 낮고 물 불어나
확실한 예방·통제 시급 목소리

장마철 폭우가 잇따르는 대전 지역에서는 세월교와 징검다리 이용자의 안전사고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대전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시민이 숨지는 등 폭우에 불어난 물살에 인명피해가 잇따랐다는 점에서 폭우 시 확실한 예방과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4일 찾은 대전 유림공원 인근의 경관보도(세월교)는 지난 밤사이 폭우에 불어난 물살이 다리 위로 넘친 듯 수풀과 진흙들이 널려 있었다. 지난 1일부터 4일 오후 1시까지 대전의 누적 강수량은 157.2㎜에 달했다. 4일 오후 갑천의 유량은 평소에 비해 월등히 많아 물이 경관보도 바로 아래서 넘실거릴 정도였다.
낮은 다리 높이, 폭우에 많아진 유량, 세월교를 건너는 보행자들은 염려의 목소리를 냈다. 50대 남성 A 씨는 “평소 자주 이곳을 이용하는데 비가 자주 오는 최근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주변의 도로로 돌아서 건널 때가 많다”고 말했다. 40대 여성 B 씨도 “비가 올 때면 혹여 사고가 날까 봐 염려돼 경관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천의 시설물에 대한 관리주체인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는 ‘장마철 사고 예방’을 위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의 안전의식 결여는 사고 우려를 높이고 있다.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보행이 통제된 대전 유림공원 인근의 한 세월교에서 시민들이 다리를 건너려고 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CCTV를 통해 상황을 확인한 시 하천관리사업소 직원들은 현장으로 달려가 대처해야 했다. 시 하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보행이 통제된 다리 위를 무작정 들어가시는 분들이 있다”며 “안전을 위해 통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 하천관리사업소와 협력해 경찰도 사고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전경찰에 따르면 대전의 327개의 취약개소 중에는 세월교 34개와 징검다리 9개, 사방댐 9개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안전사고 발생 우려 시 주변통제 등 초동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3일 대전 둔산의 한 세월교에는 이날 새벽 내린 폭우로 다리 우레탄이 일부 유실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관할지구대인 둔산경찰서는 이를 발견하고 관할구청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각 관할 경찰들은 폭우 시 하천관리사업소와 협조해 세월교등에 보행을 통제하고 있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시 등과 협력해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공사장 등 침수와 붕괴 등이 우려되는 취약지역과 시설에 대한 안전, 예방활동 강화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