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 시티 어린이사생대회 성료…가족나들이 재미에 수상감동 선사

금강일보 등의 주최로 사생대회가 열린 8일 대전시립미술관. 이른 아침부터 쏟아진 장대비 속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아이들이 하나둘 길게 뻗은 천막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어린 동심들은 하얀 도화지 위에 자신의 꿈과 희망을 그려나갔다. 그림에 집중하는 사이 하늘도 어린 아이들을 궂은 날씨로 고생시키는 게 미안했다는 듯이 금새 먹구름을 걷어내고 붉은 햇살을 드러냈다. 그 사이 도화지엔 축구선수, 선생님, 작사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동심들 저마다의 꿈들이 자리를 잡아나갔다.
그 어린 동심들 중 독특한 그림이 눈에 띄었다. 아이는 분단된 한반도 위로 태극기와 인공기를 그리고 있었다. 어떤 생각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냐고 묻자 아이는“저는 우리나라가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어린 나이에도 아이는 당찬 희망을 꿈꾸고 있었다. 옆에서 행여 아이가 더울까 연신 부채질을 하던 엄마도 기특한 아이의 대답에 웃음을 지어 보였다.
비가 그치자 아이와 함께 나온 부모님들도 일상의 고단함은 잠시 잊어버린 듯 아이와 함께 연신 함박 웃음이 터뜨렸다. 아침부터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혹시 내 아이가 수상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가족들은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를 보며 남은 시간을 보냈다. 일찍 그림을 제출하고 아이와 함께 내친김에 미술관까지 왔다는 강주희(36·세종) 씨는 “비도 그치고 아이와 함께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아이가 처음 미술대회에 나온 건데 예상외로 아이도 좋아하고 가족끼리 오랜만에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참의 기다림 끝에 시상식이 진행되자 하루의 즐거움은 일순간 긴장감으로 돌변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아이들이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할 때마다 객석 이곳저곳 탄성과 환호가 뒤섞여 터져나왔다. 수상을 한 아이들은 정작 태연했다. 오히려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더 기쁘고 즐거워했다.“민서야! 왠일이니! 대상이야”라며 초등부 고학년 대상을 수상한 이민서(12·여) 양의 어머니는 딸의 수상이 믿기지 않는다며 좋아했다. “‘설마 수상을 하겠어?’라는 생각에 집으로 가려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뜻밖의 감동을 선물로 받아 너무 기분이 좋다”며 본의아니게 딸 대신 수상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수상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격려도 이어졌다. 이상봉 대전시립미술관장은 “수상 여부를 떠나 여러분들 모두가 대단하다.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들에게 창의력과 상상력을 향상시키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이광헌 대전MBC 국장도 “야외에서 그림도 그리고 미술관에서 전시회도 관람한 기회였던 오늘 여러분들도 각자가 생각한 꿈과 희망을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