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든 행정가든 지역의 저변과 민심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사랑해야 장수한다. 애정은 선거 때만 샘솟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배어 나와야 제 맛이다. 대전시 중구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박용갑이라는 사람. 이번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재평가를 받았다. 이제 구상했던 보따리를 풀어낼 차례다. 지역을 위해 할 일이 너무도 많은 박용갑 중구청장 당선인을 만났다.-당선소감부터 듣고 싶다.“먼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시민들께 많은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그리고 자유선진당 후보인 저 박용갑을 선택해 주신 중구 구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운동을 하면서 대전 충청지역 유권자들의 뜨거운 민심을 확인했다. 그 민심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정부와 여당에 대한 준엄한 경고이자 충청인의 자존심을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의 승리자는 제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다. 중구발전을 위해 구민에게 신뢰받는 구청장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구민과 함께하는 구청장이 되겠다.”-중구민들이 손을 들어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먼저 현 정부의 중간평가측면이 강했다고 본다.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세종시와 각종 국책사업에서 충청권을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정부의 신뢰가 무너졌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대전충남을 대변하는 자유선진당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되었고 많은 기대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저는 지난 30여 년 간 오로지 중구발전을 위해 봉사를 해왔다. 이러한 점을 보고 많은 중구민들께서 지지를 해주셨다고 본다.”-전직 시의원이자 정치인 출신이다. 행정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셈인데.“저는 약 30여 년 간 정당의 조직부장, 사무국장,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해왔다. 그리고 제4대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을 하면서 2조가 넘는 대전시 예산을 심의했다.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지역정치와 현장행정을 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도 중구의 살림을 잘 할 수 있다고 감히 자인한다.”-중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신임 구청장으로서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지역 경제 활성화와 동·서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 답보상태에 있는 재개발, 재건축 재개도 우선적인 과제다. 저는 이 3가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을 들어 사업들을 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다. 먼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구에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교육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 학력신장 지원제도를 마련할 것이다. 교육청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구청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노력하겠다.”-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실천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은.“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을 위해서는 현재 관내에 있는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과 새로운 기업유치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 중구청 내에 기업유치과를 신설할 예정이다.중구는 교통중심지이므로 접근성이 어느 지역보다 뛰어나다. 단기적으로는 사무실형 기업 그중에서도 온라인 쇼핑몰, 인터넷 판매회사 등 연구중심의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고 장기적으로는 대기업의 콜센터와 정부 및 대전시 산하 기관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구청장을 비롯한 700여 구청 공무원들이 기업 유치를 위한 세일즈맨이 돼 중구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도록 하겠다.”-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친환경 녹색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과 그 세부 사업으로 제시한 보문산 관광벨트와 보문산타워 건립은 다소 상충된다는 느낌이 드는데.”“보문산 개발은 필요하다. 그러나 체계적이면서 종합적인 친환경 개발이 우선시 돼야 한다. 예를 들자면 아쿠아 월드의 경우에도 당장 진입도로와 주차시설 등 기반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시급한 문제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이며 친행정적으로 추진했어야 옳다. 이 상태로 밀어붙이다가는 심각한 후유증에 직면할 것이 자명하다. 당장 도로확충 해법만 봐도 대사천 복원사업과 맞물려 실마리를 풀려는 계획인 모양인데 매칭 펀드에 필요한 구비 125억 원 조달 방안조차 안개속이다. 기초생활수급자 급여와 노령연금 등이 생계와 직결되는 예산이 우선 투입돼야 한다고 보면 막막하다. 결코 서두를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신중히 검토하고 대전시와 협의해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 보문산 타워건립문제는 현재 각 시도별로 타워가 다 있는데 유일하게 대전만 없다. 보문산에 대전을 상징할 수 있는 타워가 건립되면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재정 상태를 고려할 사항이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중구도 예외는 아닌데 해법이 있다면.“재개발사업은 부동산 경기불황과 금융위기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상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는 염홍철 시장 당선인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먼저 답보상태에 있는 재개발사업지역의 주민들을 직접 만나 충분한 의견을 듣고 대화를 통해서 현지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해 나가겠다. 그리고 장기 미집행 사업지구의 도시가스 공급문제와 증·개축문제, 우범지대 해소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겠다.”◆박용갑 중구청장 당선인 주요 공약-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전담기구 설치·운영○ 산·학·연과 연계한 ‘일자리박람회’ 정기 실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 조례 제정, 운영-학생과 학부모가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 관내 14개 고등학교 대상 ‘학력신장지원금’ 지급으로 교육의 질적 향상 유도○ 충남도청 이전부지에 역사·문화·예술관련 특수대학 유치-지역 실정에 맞는 균형적인 도시개발 추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 추진 시 현 주민이 원하는 사업으로 추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공공관리자 제도’ 적극 도입-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정책 구현 ○ 장애인콜택시 추가 확보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수마을 시설 현대화 사업 및 운영예산 국·시비 확보, 운영-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친환경 녹색도시 조성○ 보문산 관광벨트화 추진○ 아파트 단지 내 녹지 확충-임기 중 충남도청이 이전한다. 공동화를 최소화할 방안은.“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께서 근현대사박물관으로 만들기로 약속했으나 결국 지키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도청이 이전하면 중구의 제2의 공동화가 우려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곳에 역사와 문화, 예술관련 특수대학을 유치할 계획이다. 은행동과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와 연계해 젊고 활기찬 문화예술의 메카로 활성화시켜 나가겠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구는 교통의 요충지다. 도시철도도 관통한다. 지역 대학, 대전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도청이전이 공동화의 주범이 아닌 중구 부활의 신호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짜 보겠다.”-상대적으로 신도심보다 저소득층이 많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정책 방향은.“현재 중구는 저소득층 및 노인 인구 증가가 높은 곳이다. 저는 저소득층 노인에 대한 복지정책과 영유아 보육시설 시간 연장형 확대 지정에 중점을 두겠다. 형편이 어려운 계층일수록 맞벌이가 더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맡겨놓고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중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현 구청장과는 인연이 깊다. 승패를 떠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보는데.개인적으로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지난 2006년 선거와 이번 선거에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친 사이기도 하다. 인품이 훌륭한 분이다. 지금 중구는 공동화 문제 뿐 만 아니라 재정 적자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역대 구청장을 지낸 분들께도 협조와 고견을 구할 생각이다. 비록 선거에서는 경쟁자 관계였지만 이제는 전임구청장과 현 구청장 사이로 중구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협조를 구할 것이다.”-금강일보 독자와 중구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금강일보가 새롭게 태어났듯이 저도 구청의 책임자로 첫출발을 하게 됐다. 700여 중구청 소속 공무원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노력해 구민에게 신뢰받는 구정을 펼쳐 젊고 활기찬 중구를 만들겠다. 그리고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구민과 항상 함께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금강일보도 초심을 잃지 않고 독자와 함께 이 사회를 밝히는 등불과 같은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대담=이인회 사회부장■ 박용갑 당선인이 걸어온 길“나의 참스승은 인생이다”박용갑 당선인은 충남 논산 태생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사업을 하시던 부친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가세가 기울었고 어린나이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산업전선에 나서야만 했다. 그러나 학업에 대한 열정과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살았다.청년 박용갑은 검정고시를 통해 중·고교 과정을 마치고 현 한밭대를 졸업한 뒤 금융경제 석사과정까지 마쳤다.1981년 정치에 입문한 박 당선인은 약 30여 년 간 정당의 조직부장과 사무국장,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해오며 정치경험을 쌓아왔다. 지난 2002년 제4대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을 하면서 정치 뿐 만 아니라 행정경험도 축적했다. 시의원 시절 그는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장애우들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장인 콜택시를 도입하는 등의 활약을 펼쳐 여성단체에서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민선4기 중구청장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그는 좌절하지 않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직 박 당선인의 마음만 보고 결혼해준 아내 최옥림 여사와 현재 대학교 2학년인 아들 찬호 군의 응원과 격려에 다시 한 번 도전을 결심한 그는 지난 4년간 비가 오나 눈이오나 어김없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중구 구석구석을 다니며 주민들을 만나며 그들과 함께 호흡했다. 발로 뛰는 현장행정을 가장 중시하는 박 당선인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가장 꿈 많은 학창시절을 잃어버린 그에게 인생은 참다운 스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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