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기둥 '허리' 절대 '무리' 마세요

기어 다니는 동물과 달리 인간이 서서 보행을 하면서 허리에 몸무게에 의한 힘이 가해지면서 허리통증은 늘 인간에게 달갑지 않는 동반자처럼 따라다니게 된다.
현대인들은 특히 요사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움직임이 줄고 운동의 기회가 없어 더욱 더 허리가 약해져서 자그마한 충격에 쉽게 손상을 받게 되고 회복의 기회도 줄어서 만성통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된다. 하지만 허리는 누구나 알듯이 우리 몸의 근간을 이루는 곳이고 척추 뼈 속에는 중추신경이 지나 가고 있으며 그 곳으로부터 우리 몸의 전신으로 뻗어가는 말초신경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므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건양대병원 통증클리닉 조대현 교수의 자문을 받아 허리통증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허리통증의 원인
허리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척추뼈 사이에 관절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빠져 나와서 신경을 누르고 염증을 일으켜 허리 통증과 다리까지 통증이 뻗쳐가는 경우가 있고, 이런 디스크 질환이나 척추관절의 이상으로 인해 척추신경이 지나는 길이 좁아져서 오는 척추관협착증도 많은 환자를 차지한다.
때로는 척추수술을 받고 난 후에도 통증이 그대로 이거나 때론 좋아졌다가 다시 통증이 나타나는 환자들이나 통증이 더 심해진 환자들을 보게 된다. 특히 척추수술을 받고 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들은 자신의 통증이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라는 생각을 갖고 그저 진통제에 의존하며 살던지 아니면 아예 치료를 포기하고 우울해 하며 나날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 허리통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
새로운 치료법 등 많은 정보 속에서도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가는 숙제로 다가서고 있다.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어디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누구에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치료를 받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얼마나 자주 병원에 가야 하고 몇 번이나 병원을 가면 되는지, 치료비는 얼마나 드는지 등등 생각해야 하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허리통증을 치료하는 방법 중에 물리치료를 받거나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아니면 수술을 받는 정도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물리치료는 대개가 일시적 효과가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방법이라 보기 어렵고, 진통제를 먹는 것도 특별히 매우 급성기에 통증 유발물질을 제게 해 주는 목적으로는 효과가 있으나 만성통증에는 그저 그때 그때 통증만 없게 해 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이 되지 못한다.
수술도 때론 적응증을 잘 선택하면 좋은 치료방법이 될 수 있으나 사실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수술로 인한 후유증 등을 생각하면 함부로 수술하겠다고 나서기도 망설여진다. 그래도 수술을 하지 않고 비교적 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신경치료나 증식치료 등이 있다. 그런데 증식치료의 경우는 허리통증을 갖고 있는 모든 환자에게 다 적용할 수는 없고 특히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과 수술후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환자의 치료법으로 신경치료를 먼저 선택하지만, 이런 질환이 오래 된 경우에는 경막외강내에 유착이 심해 신경치료시에 투여하는 약물이 통증의 원인되는 지점에 잘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환자는 신경치료후 잠깐 증상이 좋아졌다가 다시 재발하기를 반복한다. 통증이 재발한 경우 같은 신경치료를 반복할 수 있지만 그런 경우 계속해서 똑 같은 약물을 반복적으로 투여할 수 밖에 없게 되어 약물의 과다 투여로 인한 합병증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몇 번의 신경치료로도 통증을 해결하지 못하면 환자 뿐 아니라 의사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신경치료가 더 이상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만성적인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치료법 중의 하나가 경막외신경성형술이다.

경막외신경성형술은 꼬리뼈 끝에 있는 경막외강입구에 굵은 바늘을 넣어서 통로를 만든 다음에 이 통로를 통해 특수하게 제작된 기다란 줄을 넣거나 특수한 관을 넣는다.
줄이나 관의 끝을 영상장치를 이용해 그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면서 유착이 심한 부위에 갖다 놓고 염증물질들을 씻어내고 유착제거 약물과 함께 염증을 가라 앉히는 약을 함께 넣어 통증이 있는 부위의 신경을 정확히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막외신경성형술은 수술과 같은 조작을 하지만 일반적인 수술과는 달리 마취가 필요 없으므로 나이 든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또 신경치료보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일반적인 허리 수술보다는 훨씬 짧아 대개 30분 내외에 끝나게 된다.
다른 치료 등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굳이 입원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시술한 당일에도 걸을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직장인의 경우 수술 때문에 직장을 오래 비우지 않아도 된다. 또 피부를 절개하거나 수술을 위해서 상처를 크게 남기지 않기 때문에 정상 뼈나 근육 및 인대의 손상이 없고 흉터도 거의 없으며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다.
물론 합병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외부로부터 신경이 있는 곳까지 기구가 들어가기 때문에 감염이 생길 수 있고, 유착된 부위를 박리하면서 출혈을 일으켜서 혈종을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유착이 심한 경우에 유착을 박리하는 과정에서 경막의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어서 저혈압이나 신경장애 등을 호소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의의 손으로 한다면 빈도가 매우 낮을 뿐 아니라 이런 합병증이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안심할 수 있다. 특히 마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도중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환자가 수술하는 의사에게 이상 증상을 미리 호소하게 되고, 의사는 환자의 호소를 듣고 즉각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어서 매우 안전한 수술이다. 모든 의학적 치료가 그렇지만 특히 경막외신경성형술은 신경 가까이에 기구를 넣고 좁은 신경의 통로안에서 많은 조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이 끝난 후 혼자 운전을 하고 귀가할 수도 있지만 대개의 수술이 그렇듯이 하루 이틀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고, 치료 후 합병증을 줄일 수 있으므로 반듯이 보호자가 동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 후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꼭 입원이 필요할 때도 있다.
꾸준한 운동 ··· 적당한 휴식 필요
# 허리통증 예방법
허리통증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질병인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은 치료를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꾸준히 허리운동을 하면서 허리를 튼튼하게 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여 허리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또 허리통증이 생긴 경우 안정을 취하고 간단한 진통제를 복용해 볼 수도 있겠지만 하루 이틀 쉬어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꼭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도록 권한다.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을 이래저래 미루다가 병을 더 키우게 되면 병의 치료도 힘들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많은 손실을 입게 된다. 그리고 만성통증으로 발전한 경우에는 서둘러서 수술을 결정하기보다 수술을 하기 전에 다른 치료법 들을 사용해 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자신의 몸을 평소에 잘 관리해 질병이 들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병에 들었을 경우에는 가급적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치료부터 생각하여 서서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어떤 치료를 받을지 결정해야 할 때는 전문가의 조언을 꼭 들어봐야 한다.
환자들은 대개 의사에게 ‘한번에 낫게 해 주세요’, ‘뿌리를 뽑아주세요’ 등의 질문을 하곤 한다. 병을 갖고 오래 고생한 심정이 그대로 묻어난 환자들의 애절한 요구사항이지만 병은 늘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는다.
한번에 낫게 하겠다고 섣불리 몸에 이것저것 사용했다가는 병을 고치기는 커녕 오히려 몸을 망가뜨릴 수 있다. 또 뿌리를 뽑는다고 한꺼번에 여러가지 약을 먹는다고 병이 고쳐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우리 몸은 늘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고 정상을 유지하려는 작용이 있다.
그런 작용이 하루 아침에 갑자기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균형유지 노력을 도와주는 그런 치료부터 시작해 때로는 우리 스스로 치유하는 동안 시간을 벌어주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급할 때 일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시간을 갖고 여유롭게 치료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도움말=건양대학교병원 통증클리닉 조대현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