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용 대전 서구청장 당선인 인터뷰

대담=이인회 사회부장자고로 민의를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리더의 자격이 있는 법이다. 제 아무리 경천동지할 구상을 펼치고 싶더라도 민심이 거부하면 과감히 접을 줄 알아야 현명한 지도자로 평가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 구정도 마찬가지다. 나무와 숲이 어우러진 행정을 통해 서구 발전에 윤활유를 치겠다는 박환용 서구청장 당선인을 만났다. 대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1번지를 안정궤도에서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각오 속에 민심은 천심이라는 진리가 읽혀진다.◆박환용 서구청장 당선인 주요 공약-누구나 함께 나누는 복지도시 ○ 적극적 복지로 전환하는 복지시책 펼치기 ○ 여성과 아이가 행복한 도시 만들기○ 장애우와 함께 행복하게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 조성○ 고령화 사회에 걸 맞는 노인복지 서비스 실현○ 노인어르신을 위한 실버존 지정 운영 및 사랑의 효자손 사업-장사 잘되고 일자리 넘치는 경제도시 건설 ○ 구·신도심의 지역경제 활성화 기반 조성 및 지역균형 개발 지속 추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청이 직접 나서기○ 계층별 새로운 일자리 창출 활성화-쾌적하고 아름다운 친환경 녹색도시 창조 ○ 쾌적하고 질 높은 도시공원·녹색 생태환경 조성○ 도시 숲, 시설 리모델링으로 도시 공간 조성○ 건전한 물의 순환체계 복원○ 자원 절약과 순환을 통한 에너지 자립도시 준비-강남보다 더 나은 교육도시 구현 ○ 학교지원금 확대해 ‘공교육 1번지’로 만들기○ 늘어가는 사교육비 부담 인터넷방송 서비스로 줄이기○ 지역대학과 가정을 연계해 교육네트워크 구축○ 사이버 평생학습의 인프라를 확충해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는 도시 만들기○ 안전하고 경쟁력 있는 학습 공간 만들기-주민과 함께하는 모범으뜸도시 실현 및 안전도시 조성 ○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 구민의 정서함양과 생활에 활력을 주는 지역의 문화·예술 진흥 지원○ 구민의 건강증진과 여가활용을 위한 생활체육 더욱 활성화, 노후시설 정비○ 선제적 재난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범죄 발생율 Zero에 도전하는 사회안전망 구축○ 도심 주차문제 해소를 위해 주차장 확충으로 주민편의를 증진 시키겠습니다.○ 교통흐름 및 안전개선사업 강화-지방선거 처녀 출전에 당선이라는 최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감회가 남다를 텐데. “감사의 인사를 전할 분들이 너무 많다. 지지해주시고 성원해주신 일등 서구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선거운동기간동안 저를 위해 애쓰신 선거운동원 여러분을 포함한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쳐주신 세 분의 후보께도 감사드리고 우리 서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민선 4기와 5기를 하나로 잇는 화합과 통합의 서구발전을 이루겠다. 구정과 시정을 연계시켜 새로운 서구의 시대를 열겠다. 주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처음의 마음 그대로 약속을 지키고 항상 주민과 함께하는 구청장이 되겠다.” -예선전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박빙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본선 예상을 깬 비결은. “대전의 힘, 충청인의 자존심을 세워주신 영향이 크다고 본다. 후회 없는 선거운동을 했는데 저에 대한 상품성을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 또 있다면 그간 부구청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장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건 정책이나 공약을 좋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준비된 구청장, 연습이 필요 없는 구청장, 깨끗한 구청장' 후보라는 것을 믿어주시고 우리 서구 정책의 연속성과 시와 구정의 연계성으로 큰 도시 명품서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믿어주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현 구청장에 이어 행정가 출신이 구정을 이끌게 됐다. 큰 틀의 구정 방향은.“구청 및 시청에서의 다양한 행정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행정의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주민을 섬기는 창조적 행정, 직접 찾아가는 현장 행정, 주민이 주인 되는 민본행정, 미래를 준비하는 비전 행정을 펼쳐 보일 계획이다. 주민 의견을 최우선 반영하기 위해 구청 홈페이지에 청원고를 신설하고 각 아파트 및 주민센터 등에 상시제도 제안 및 개선 창구를 마련해 소통의 길을 모색하겠다.”-취임 후 최우선으로 펼칠 사업은 무엇인가.“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둘 것이다.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사업본부를 설치 운영하고 모든 시책과 사업의 집행 우선순위에 일자리 창출 여부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기업, 기관, 학교가 협력해 공동 일자리 창출 협약을 체결해 청년실업 해소에 모멘텀을 마련하겠다. 2020년까지 2만 개 일자리 창출이 성사되도록 디딤돌을 놓겠다. 아울러 지역우수 중소기업 육성지원, 지역특산물 생산지원, 전통과 문화, 예술을 접목한 전통시장 활성화 등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국회의원 선거구상 갑과 을로 나뉜 유일한 지역이다. 지역 간 격차 해소가 숙제인데.“서구는 크게 대전의 중심 둔산권,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권, 농촌지역인 기성·흑석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역 간 격차가 존재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마리는 지역 간 교류소통에서 풀겠다. 국토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지역 내 균형발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한 접근성 강화와 함께 구도심 지역에 대한 도심재생사업 추진, 기성·흑석 지역의 문화 복지 시설 및 편의시설 확충에 만전을 기하겠다. 적어도 임기 중에 지역격차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의 초석을 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교육에서도 갑과 을의 차이는 있다고 본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사교육비 부담 줄이고 공교육 1번지로 만들겠다. 사교육비로 인해 가계 경제가 흔들리는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사교육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 결손가정 등에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전국 최고 스타강사나 선생님이 강의 하는 무료 인터넷 수능 방송을 구상하고 있다. 교육도시라는 서구의 이미지는 사교육에 치우쳐 있다. 임기 내 학교지원금 등 교육투자비용을 대폭 확대해 공교육을 살리고 학교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방과 후 학교에 과감히 투자하겠다. 학교가 살아나면 사교육비가 감소하고 유입인구와 세수는 증가할 것이다.”-당선인은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은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 문제인데.“복지는 수요자 특성을 제대로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우선 여성의 사회적 참여 확대와 저소득층 가정의 생활안정 및 피해여성 보호에 힘쓰겠다. 질 높은 보육 사업 지원과 보육시설 확충으로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양육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다자녀 가정 우대제 및 출산장려기금 지속 지원, 회사와 보육시설 연계 정책 등을 꾸준히 추진하겠다. 장애우 이동권 확보와 장애아동 재활치료사업 및 자녀학비 지급 등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요양시설 및 재가노인지원센터 확대 건립, 어르신 진료서비스의 내실 있는 운영 등 고령화 사회에 걸 맞는 노인복지 서비스 실현 등도 중점 추진하겠다.”-민선4기 계속사업 중에서 재검토가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잘라 말하면 재검토가 필요한 사업은 없다. 선거 기간 내내 표방한 것이 민선 4기와 민선 5기의 자연스러운 연계다. 더구나 저는 민선 4기 부구청장을 역임하며 구정 깊숙이 관여했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 대부분이 내 손을 거쳐 검증된 것인 만큼 큰 손질은 없다. 정책은 연속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다만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구정의 틀은 필요하다고 본다.”-인구 50만 거대도시의 위상이 깨졌다. 지역 발전을 위한 구상은 무엇인가.“인구 50만 위상은 깨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서남부 개발 등의 여파로 수 백 명이 모자라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다. 대전은 인천과 함께 조금이라도 인구가 늘어나는 광역시고 그 중심엔 서구가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생활권별 특성에 맞는 균형발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전도시기본계획의 틀을 유지하면서 생활권별로 독립된 기능을 부여해 특성 있는 개발을 해야 한다. 둔산 신시가지, 기존 서구권 그리고 기성지역 등 상이한 자연조건, 도시화 정도, 경제력 등의 이중적 구조를 균형 있고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생활권 계획을 기본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다.”-서구는 대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중심지다. 주민들의 요구도 그 만큼 까다로울 텐데. “서구민들의 소득과 학력 수준 등은 대전 평균을 상회한다. 1등도시라는 자부심도 적잖다. 그렇다고 요구가 까다롭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민의 바람에 귀 기울이고 민의를 수렴하는 열린 구정을 실현한다면 길은 보이리라 믿는다. 한 가지 어려운 것은 재정 문제다. 지방자치라는 게 예산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자칫 빛 좋은 개살구 되기 십상이다. 어차피 예산은 한정된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 한 푼이라도 지역발전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고민해 보겠다. 알뜰한 살림은 자신 있다.”-금강일보 독자들과 서구민에게 한 말씀.“다시 한 번 저를 선택해주신 일등 서구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는 8번이나 투표를 해야 했기 때문에 선거운동기간 동안 주민 여러분께서도 후보자나 선거운동원들 못지않게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 송구스런 마음이다. 하지만 이제 선거는 끝났다. 모두가 차분히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우리 서구를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길 당부 드린다. 언제나 창조하고 혁신하는, 성실하고 약속을 지키는 구청장이 되겠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박환용 서구청장 당선인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충북 영동군 양산면 죽산리에서 한학에 조예가 깊었던 부친과 남달리 인정 많고 속정 깊었던 모친 슬하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인애와 중용을 중히 여기신 부모님 덕분에 당선인 가족은 역사의 격동기에서 동란의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시골 소년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재학시절 공부를 꽤 잘하는 학생이었다. 그러나 사정과 형편이 여의치 않아 고등학교는 농고에 진학했다. 글쓰기와 연설에 능통한 소년은 학생회장으로서 봉사의 리더십과 책임감을 익혔다. 돌아보면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다.“남 가슴 아프게 하지마라, 무거운 짐을 지지마라, 져주는 게 이기는 것이다”고 늘 가르침을 주셨던 아버지를 영원한 스승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그다. 그 말씀은 지금껏 지키며 살아온 인생의 지침서다. 40여 년 공직생활에서 모든 일에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심어주신 분도 아버님이다. 그는 동갑내기 아내를 들꽃에 비유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은은하고 소박한 사람, 그에게 아내는 곁을 지켜준 부부이자 친구이자 동지다. 일에 파묻혀 변변히 휴가 한 번 떠나지 못했어도 잘 자라준 아들과 딸은 생애 가장 아름다운 축복이다. 아내로부터 일과 결혼했다는 핀잔을 듣곤 하는 그는 1969년 12월 1일을 초야를 치른 날로 회상한다. 그날이 공직생활의 첫 단추를 꿴 첫날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을 섬기듯 주민을 섬긴다는 자세로 깨끗하고 진실한 공무원이 되자’고 맹세했다.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말자고 되뇌었고 지금까지 좌우명으로 그를 호위한다.일을 저지르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이 인재라고 생각한다. 경쟁 상대는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생각으로 자신과 싸워 왔다. 그래도 말단에서 시작해 1급 공무원으로 퇴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주변으로 돌리는 겸손한 사람이다.너무 일에 치중하다보니 남을 배려하는데 인색하지는 않았는지, 남을 용서하고 이해하는데 궁색하지는 않았는지, 무심코 던진 말과 행동으로 남을 가슴 아프게 한 일은 없는지 반추해 보는 그, 신세지고는 못사는 그가 균형감각을 잃지 말 것, 편견을 경계할 것, 항상 제 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행정을 집행할 것을 세 가지 공무원의 덕목으로 삼아 수평적 카리스마를 발휘할 출발선에 섰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