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대전 유등천 하상도로 일부 구간(평송수련원-오정동, 보라아파트-오정동)이 완전 폐쇄된 후 나흘간 일대는 물론 인근 한밭대로와 삼천교, 한남대교까지 출근길 교통대란이 반복되고 있지만 대전시는 사실상 수수방관하며 뒷짐지고 있다. 시는 상황을 더 지켜본 뒤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는 데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시민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형상이다. 17일 오전 8시 20분 출근길. 한밭대교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평송수련원 인근까지 늘어섰다. 한밭대로의 지·정체도 여전했고 여파는 중구와 대덕구를 잇는 한남대교까지 미쳤다. 시청 홈페이지에는 대책없이 하상도로를 폐쇄한 대전시의 무책임한 행정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원성이 연일 오르고 있다.천 모 씨는 ‘원도심, 동서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동구지역에 아파트를 지어놓고, 유성이나 둔산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하상도로를 폐쇄하면 누가 살겠느냐. 녹색환경, 에너지 절감을 외치면서 교통정체에 더 들어가는 연료와 이산화탄소 등의 대기오염 물질은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대전천 복원한다고 하상주차장을 없애니깐 주변골목길은 물론이고 도로 주변의 불법주차 때문에 시민들만 고생이다. 대전천 생태복원, 천만그루 나무심기, 호수공원 같은 거창한 사업보다는 일상생활의 불편을 없애주는 정책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힐난했다.조 모 씨도 ‘매일 서구에서 중구로 출퇴근하는데 답답하다. 앞으로 나머지도 폐쇄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최소한 시청 홈페이지에는 하상도로와 관련해서 안내는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적 폐쇄를 할 계획이면 교통체증은 당연히 예상했을 것인데 대책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김 모 씨는 ‘항상 출근길에 삼천교 방향에서 한밭대교를 통해 천변고속화도로를 이용하는데 한밭대교 1, 2차로 합류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고의 위험이 있다. 대책을 좀 세워달라’고 호소했다.시민들의 불편이 얼마나 극심한 지 읽혀지는 대목이다.이 모 씨는‘신성동에서 대화동으로 매일 출퇴근 하는데 하상도로가 폐쇄돼 교통정체에 답답하다. 유료도로인 천변고속화도로를 이용하라는 것인지 궁금하다. 차라리 대체도로가 없으면 천변고속화도로를 무료로 하는 것도 하나의 대책인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이 같은 시민들의 원망섞인 불만에서 시는 미봉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동선 변동에 대해 통행이 몰리는 현상이다. 주요 교차로 CCTV를 통해 모니터링을 하는데 16일 출근길에는 삼천교 방향으로 차량이 몰려 정체가 심했고, 평송수련원 사거리에서 한밭대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했다”며 “원칙은 한, 두 달 정도 모니터링을 통해 대책을 검토해야 하지만 급한 사안이니 만큼 1, 2주 동안 경찰청과 협조해 지켜본 후 대책 회의를 할 계획이다. 대체도로는 큰 사업으로 현재 교통이 안정화돼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시작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경찰청 관계자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 매일 출퇴근 길 주요 정체 도로에 경찰관을 배치해 통제하고 있으며, 당분간 교통이 안정화 될 때까지는 시와 협조해 모니터링을 하는 동시에 경찰관도 계속 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