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르다’는 ‘주어야 할 돈을 내주다.’ ‘무슨 일을 겪어 내다.’ ‘아침 점심 등을 먹다.’ 등의 뜻으로 사전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치르다’는 지난주에 소개한 ‘들렀다’의 잘못된 표기 ‘들렸다’처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 중 하나이다.

‘지난주 가족들이 모두 뜻을 모아 아버님 칠순 잔치를 치뤘다.’ 또는 ‘얼마나 채권자의 닦달이 심한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밀린 공사 대금을 치뤘다.’ ‘설명회 행사를 치루고 나니 밤 12시가 다 됐더라.’ 등등에서처럼 ‘치루다’ ‘치뤘다’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치르다’는 ‘치르니, 치러’ 등으로 활용돼야 한다. 따라서 ‘칠순 잔치를 치렀다’로 사용해야 바른 표현이다. 공사 대금을 치룬다는 것도 엉터리다. ‘치루다’가 표준어라야 ‘치루었다’ 또는 줄임말 ‘치뤘다’가 나올 수 있으므로, ‘돈을 치뤘다’라는 말은 사용할 수가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치루다’는 없는 말로 생각해야 바른말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학내 분규를 치르는 바람에 충실히 쌓아온 학교의 위상이 큰 타격을 받은 아픈 경험이 있는 목원대학교가 또다시 총장 선출 문제로 학내 구성원들이 갈등을 겪고 있다. 홍역을 치르는 것도 한두 번이지, 너무 잦은 것 같아 안타깝다. 하루빨리 정상화됐으면 한다.

<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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