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로 진료상황 등 실시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혁신사례 눈길
메디컬 CEO 글로벌포럼(회장 이철호 대전시의사회장)은 28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제35차 조찬포럼을 열고 지역 의료계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조찬 포럼에는 분당서울대병원 정진엽 원장이 ‘21세기 신패러다임 혁신병원경영’을 주제로 병원 경영혁신사례를 들며 전략 노하우를 소개했다.
정 원장이 수장으로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은 서울대병원의 자병원격으로 지난 2003년 개원했다.
햇수로는 올해로 8년째이지만 성장세는 본원인 서울대병원을 뛰어넘고 있다. 지난 2009년엔 3차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다. 그는 이날 특강에 앞서 자신의 외갓집이 대전 유성이라며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IT시스템 혁신은 병원경영 신패러다임의 대세
분당서울대병원의 저력의 근간은 ‘IT 시스템 혁신’을 꼽는이가 많다. IT 시스템은 최근 대전·충남 종합병원에서도 도입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그야말로 종합병원들의 최대 이슈 중 하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IT시스템 혁신사례로 의료행위 자동인식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용 중이다.
일례로 환자가 입원하면 환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전산 패드(RFID)를 붙이고 수첩 크기의 개인용 휴대 정보 단말기인 PDA를 쥐어준다. 이 패드는 환자가 병원내 어디에 있든 위치와 진료상황 등을 실시간 제공한다.
특히 병원 각 외래진료과의 대기환자수를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 한쪽 파트에 환자가 몰려있을 경우 대기 환자를 빼 다른 쪽으로 돌린다. 대기시간이 길어지는데서 오는 환자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함이다. 환자 개인이 소지한 PDA는 ‘어느 과로 오세요’라는 등의 진료 안내 공지창이 뜬다. 의료진들이 환자를 일일히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물론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의 업무부담도 줄어든다. PDA는 대기시간에 의료관련 정보검색을 하는 등 따분함을 해소하는 재밋거리로도 활용된다.
IT시스템은 약물바코드로 실시간 재고관리와 혈액관리, 약품 및 검체반송관리, 장비활용도 관리 등에도 쓰인다.
표준진료지침도 강화했다. 이는 최근 병원들의 최대 과제인 환자재원일수를 줄이고 예방적 항생제의 적정성을 확보하는데 상당히 효과를 봤다. 환자재원일수는 병원수익과 직결된다. 초기 검진에 수익률이 높은 병원경영 특성상 재원일수가 낮을수록 환자회전율이 높아지고 수익성도 올라간다.
정 원장은 “표준진료지침을 통해 환자가 입원하면 의료일정을 미리 공지해준다”며 “일부 퇴원을 안하려는 환자들이 있는데 입원할때부터 진료일정을 보여주고 퇴원일자를 공지하니 퇴원안하겠다며 억지를 부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일을 시키기 위해선 잘쉬게 해라…고객·직원감동경영
이 병원의 교수와 보직자들은 올해 고위 인문학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의사들이 의학서적이 아닌 인문학을 공부한다는게 의아하다. 하지만 반응은 예상 외로 좋다. 딱딱한 의료메스에 익숙했던 의료진들에게 인문학에서 오는 지적 만족감을 체득하게 한다. 감성이 좋아지니 환자들에 건네는 표현도 따뜻해진다. 병원내 MBA 형태의 아카데미를 만들어 직무역량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각종 교육에 투입되는 자금도 상당하다. 병원내 교육은 승진과 연계시킨다.
소셜네트워크시대에 걸맞게 원장이 트위터를 하고, 병원 간호사들도 자체 UCC를 만들어 병원 홍보에 나선다.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감성경영도 주안점이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잘 쉬어야 한다. 신입 직원들의 초기 적응을 돕기 위해 마니또제도를 시행하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주말농장, 직원테마여행, 해외문화체험활동, 봉사활동 등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물론 고객감동전략은 빼놓을수 없다. 주말을 제외하곤 병원 로비에서 매일 공연이 열린다. 외래고객 음료서비스와 대기시간알리미서비스, 호텔식 서비스 등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객의 경험을 수렴해 다시 피드백하는 CE디자이너제도도 활용하고 있다.
정 원장은 “병원경영에 있어 고객의 경험을 관리하는게 매우 중요하다”며 “IT시스템 등 표준화된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병원의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