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내내 놀다가 피곤해 잠깐 잠이 든 영수는 아픈 몸을 이끌고 하루 종일 남의 집 청소를 하고 돌아오신 어머니를 보자 미안한 마음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고개나 머리를 숙인다는 표현을 할 때 우리는 흔히 ‘숙여지다’ ‘숙여졌다’로 표현한다. 그러나 ‘숙어지다’가 바른말로서, 위 글은 ‘숙어졌다’로 사용해야 옳다.

동사 ‘숙어지다’는 ‘고개나 머리 따위가 앞으로 기울어지다, 어떤 현상이나 기세 따위가 점차로 약해지다.’의 뜻이다. 따라서 ‘졸음이 쏟아져 머리가 자꾸 숙어졌다.’ ‘오후 들어 빗줄기가 점차 숙어진다.’ 등으로 사용하면 된다.

‘숙여지다’를 살펴보자. ‘숙어지다’와 같이 ‘앞으로 기울어지다, 기운이 줄다.’의 뜻을 지닌 자동사 ‘숙다’가 있다. 사동형은 ‘숙이다’이다. 그래서 ‘숙여지다’로 쓰게 되면 사동형 ‘숙이다’를 다시 사동형으로 만들어 버려 뜻이 이상하게 변하게 되므로,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동사 ‘숙어지다’ 때문에 ‘숙여지다’를 바른말로 착각해 모두들 잘못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숙어지다’는 있어도 ‘숙여지다’는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얼마 되지 않은 월급에도 불구, 어려운 어린이들을 도우며 값지게 살다 영면한 자장면 배달 아저씨 김우수 씨의 선행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있다. 자신도 많이 어려우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선행을 베풀어 온 김 씨의 마음씨에 저절로 고개가 숙어진다.<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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