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화·통합화·국제화' 위기극복 과제 제시
#. 2007년 국내외를 떠들썩하게 한 아프가니스탄 선교사 피랍사건. 당시 탈레반에 억류됐다가 가까스로 풀려난 선교사 일행은 국내로 이송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수개월동안 병원 치료를 받은 이들은 외관상 완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상담치료를 실시한 결과, 여전히 심리적으로 심각한 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판명됐다. 당시 이들을 전담한 병원은 경기 안양의 종합병원인 샘병원이다. 외상 외에 내상도 모두 치료하는 이른바 ‘전인치유(Holistic Care)병동’을 추진하던 이 병원은 병동의 첫번째 환자로 피랍된 선교사들을 맡았다.
안양샘병원을 이끌고 있는 박상은 원장은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데이터상 치료가 아닌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치유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전인치유병동을 추진했다”며 “당시 국내엔 생소하던 특화전문병동을 경영에 도입한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대전CEO아카데미가 주관한 메디컬CEO 글로벌 포럼(회장 이철호 대전시의사회 회장)이 5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지역 의료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조찬특강에는 안양샘병원 박상은 의료원장이 ‘급변하는 의료환경, 생존전략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외적 성장? 기초가 밑거름
박 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영혼’, ‘철학’, ‘가치’, ‘비전’이란 단어를 자주 활용했다.
그는 “국내 의료계, 특히 중소병원의 위기는 매우 심각하다”며 중소병원의 위기타개책으로 창조적 병원경영을 강조했다.
승자의 조건은 환경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는가에서 나온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선택과 집중, 핵심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병원의 비전을 세우고 이에 걸맞는 전략과 실천, 다시 재전략 설정과 실천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적 성장에 급급하기 보다 병원의 비전을 어떻게 할것인지, 리더의 기초 철학부터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소병원 대내외 여건 악화...살아남는 길은
중소병원의 위기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엔 더욱 심각한 양상이다. 서울빅5병원을 비롯한 대학병원의 공격경영이 강화되고 정부의 보건의료정책도 공공성 강조로 기울면서 중소병원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내부는 뚜렷한 비전과 경영전략이 부재한데다 직원들도 매너리즘에 빠지며 성장보다 정체나 후퇴의 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박 원장은 중소병원의 위기극복 과제로 전문화, 통합화, 국제화를 제시했다.
병원의 경영전략을 브랜드가치 향상과 비전제시,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라는 공동체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의학분야에 발빠른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해외환자 유치에 대해서도 “외국인진료실 운영과 주한대사관과 주치의 협약, 해외 한인교회연합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해외환자 유인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전략으로 지난해 복지부 발표 해외환자 유치 종합병원 부분에서 샘병원이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