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년 전경 폐지·2016년 의경 폐지 협의'
국가인권위원회가 구타나 가혹행위가 상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의경 제도와 관련해 경찰청장 등에게 직업 경찰관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했다.
경찰청도 인권위의 권고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그 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던 전의경 제도가 사라질 전망이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전·의경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종합 제도 개선 권고 이후 경찰청의 자체 노력에도 권고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관련 제도와 관행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구타·가혹 행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과 훈련 체계 정비, 피해자 보호 방안 마련 등을 권고하고 “궁극적으로는 전ㆍ의경 제도를 폐지하고 직업 경찰관으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전투경찰대설치법상 전ㆍ의경의 주요 임무가 대간첩작전 수행임에도 현실적으로는 시위 진압 등 경찰의 보조 인력으로 운용되고 있어 합목적성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전경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육군 훈련소에서 강제 전환복무되는 등 사실상의 불이익을 당하며 의경은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실제 교통 단속 등 일선 경찰 업무보다 시위 진압부대 등에 배치되면서 부담이 가중돼 부적응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인권위는 설명했다.
앞서 인권위는 선임에게 상습 구타를 당하다 혈액암이 발병해 사망한 박모 의경이 속한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부대와 신입대원이 구타ㆍ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집단이탈한 강원지방경찰청 소속 307전경대, 부대 복귀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의경이 소속된 인천 중부경찰서 방범순찰대에 대해 지난 1월 직권조사를 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내년부터 전경을 폐지하고, 자원제인 의경은 2015년까지 2만 5000명 규모로 유지하되 2016년 이후 의경 제도를 폐지할 지 여부는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또 이미 2008년부터 올해까지 전·의경 1만 8000명을 감축, 현재 2만 3000명 수준을 유지하는 등 단계적으로 전의경을 직업경찰관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