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추가 피해접수 사례 발표

대전 4세 아동 포함 ··· 가족단위 피해 많아

<속보>=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원인미상의 폐질환으로 태아를 포함해 모두 18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대전과 충남 각 1명씩 포함, 전국 8건의 피해사례를 발표한데 이어 이번에 대전에서 또다시 원인미상 폐질환 사망 아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본보 9월 15일자 6면, 9월 16·21일자 6면 등 보도>

환경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난 9월 발표한 8건에 이어 추가로 접수한 피해사례 50건을 공개했다.

피해접수 현황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폐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태아 1명을 비롯해 영유아(12개월 미만) 14명, 소아(12~36개월) 2명, 산모 1명 등 모두 18명으로 주로 영유아의 피해가 컸다.

특히 전체 피해사례의 절반에 달하는 26명은 2~4명씩의 가족 피해자로 함께 생활하는 가족 단위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 사는 A (4) 군은 지난해 11월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올해 3월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입원한 후 한 달이 안 돼 숨졌고, 이후 A 군의 모친 B (34) 씨와 12개월 미만인 동생도 간질성 폐렴으로 병원치료를 받았다.

또 경기도 광명에 사는 한 자매는 2005년 11월경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썼는데 이듬해인 2006년 4월 당시 생후 34개월 된 C 군이 원인미상 폐렴으로 숨졌고 C 군의 누나 역시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

앞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9월 1차 피해사례 공개 당시 대전과 충남 천안에서 지난 2007년 6월과 올해 6월 원인미상 급성 간질성 폐렴으로 생후 15개월된 남아와 생후 31개월 된 여아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당시 지난 2007년 6월 둘째인 아들을 먼저 보낸 D (38·여) 씨는 금강일보와 전화통화에서 “건조한 환경 때문에 가습기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환절기 때 아이들 잠자리에 빨래를 널어놓거나 가습기를 틀어 놓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 손으로 넣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아이가 그렇게 됐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울먹였다.

D 씨의 아이는 내내 건강하다 기침 소리가 이상해 지난 2007년 2월 동네병원과 지역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으며 그래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서울의 한 대학병원까지 찾았다. 하지만 원인도 모른채 병원을 처음 찾은지 5개월 만에 숨지고 말았다. D 씨의 아이가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기간은 지난 2006년 10월부터 2007년 1월까지 불과 4개월.

한편, 이날 사례발표에 이어진 토론회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의 강찬호 대표는 “피해 가족 중에는 이 병원, 저 병원을 돌며 시간을 허비하다 결국 아까운 생명을 잃은 경우도 많다”며 “유사 폐질환에 대해 안일한 대응이 나오지 않도록 시급히 의료지침을 마련해 1차 진료기관에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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