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환자 속출 ··· 독거노인 등 보건사각지대 관리 강화 시급
지난달 대전·충남지역에서 쯔쯔가무시병에 감염돼 3명이 사망한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최근 가을 법정 감염병인 쯔쯔가무시병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까지 발생, 보건 당국에 일대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대전 1명, 충남 2명 사망
3일 질병관리본부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쯔쯔가무시병으로 충남 2명, 대전 1명 등 총 3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충남 모 시·군에 거주하는 70대 A (여) 씨는 지난달 17일 고열 등을 호소해 천안의 모 병원을 찾았다가 쯔쯔가무시병 증세로 파악돼 병원으로부터 입원을 권유받았다. 그러나 A 씨는 금전 문제 등을 들어 귀가했다가 다음날 병세가 악화돼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결국 그 다음날인 19일 숨졌다.
또 지난달 25일에도 충남의 또 다른 시·군에 거주하는 70대 노인 B 씨가 쯔쯔가무시병 증세로 충남대병원에 입원했으나 지난달 30일 밤 급성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 B 씨는 평소 뇌경색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2일 대전에서도 쯔쯔가무시병 증세로 환자가 숨지는 등 지난 10월 한달새 대전·충남에서 모두 3명의 사망환자가 나왔다.
이 밖에 같은 달 전북에서도 쯔쯔가무시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지난달 전국적으로 모두 4명이 쯔쯔가무시병으로 숨졌다.
◆독거노인 등 보건사각지대 위험
지난달 숨진 도내 쯔쯔가무시병 환자는 대부분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쯔쯔가무시병이 법정감염병으로 관리되는 질환임에도 대부분 노인들이 가볍게 여기다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폐혈증과 급성신부전증 등 합병증으로 전이돼 숨진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했다.
특히 이번에 숨진 환자들은 대부분 보건당국의 관리사각지대에 놓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요구된다.
지난달 19일 숨진 70대 여성 A 씨는 독거노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70대 남성 B 씨도 평소 뇌경색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 쯔쯔가무시병 감염시 적절한 대처가 이뤄졌냐는 의문이 남는다.
충남도 관계자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감기 증세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이상증세가 나타날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집에서 앓고 계시다가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쯔쯔가무시병은?
쯔쯔가무시병은 3군 법정 감염병으로 주로 가을철에 발병사례가 집중된다. 털진드기와 진드기유충이 병의 매개충으로 이 유충들이 사람을 물면 걸릴 수 있다. 보통 10일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급성으로 발병한다.
특히 들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야외훈련을 하는 군인들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이 병에 걸리면 열과 땀이 나고 두통,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이며, 심할 경우 패혈성 쇼크와 호흡부전, 의식저하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건양대병원 유병연 교수(가정의학과)는 “쯔쯔가무시병 예방을 위해선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야외활동 시에도 긴옷을 입고 장갑, 장화 등을 착용할 필요가 있다. 또 야외 활동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며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있거나 피부 발진이 있으면서 급성발열이 있으면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