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다큐 인기에 급추진 상업화가 보호종에 '독'

대전 아쿠아월드의 분홍돌고래 반입 무산과 관련, 대전이 세계적 보호종인 분홍돌고래를 반입하려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전시 등에 따르면 분홍돌고래의 대전 반입 추진은 지난해 ‘아마존의 눈물’이란 제목으로 국내 공중파에 소개되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자연다큐멘터리가 시발점이 됐다.

분홍돌고래는 지난해 1월 15일 ‘사라지는 낙원’이란 주제로 국내에 촬영 영상과 함께 첫 전파를 탔다.

방송 내용은 남아메리카의 아마존강에 서식하는 분홍돌고래는 얕은 호수와 범람한 숲을 좋아하는 세계 5대 희귀동물 중 하나지만 인간들의 사냥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들의 분홍돌고래 사냥 이유는 콜롬비아에서 비싼 값에 팔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돌고래들은 살에 기름이 풍부해 현지의 피라카틴가(piracatinga)라고 불리는 메기를 잡는데 매우 효과적인 미끼로 쓰여 콜롬비아 밀렵꾼들이 무자비한 포획과 살육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돌고래 한 마리에서 나온 살로 어부는 500킬로그램에 달하는 피라카틴가를 잡을 수 있고, 메기는 킬로그램당 50센트에 팔렸다. 단순한 경제 논리는 생계가 어려운 현지인들의 무차별 남획으로 이어졌다.

당시 방송은 “무자비한 밀렵꾼들의 행위로 인해 희귀동물인 보뚜는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며 동물환경보호의 중요성과 무분별한 경제 논리에 휘둘리는 동물들에 대한 위기를 호소했다.

세계적 희귀종인 분홍돌고래들에 대한 소개는 국내에 인기와 커다란 반향을 단번에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같은 관심은 다큐방송이 강조한 동물보호의 중요성과 달리 상업화로 이어졌고, 결국 아쿠아월드 개장을 준비하던 대전이 분홍돌고래 반입에 뛰어들었다.

시 관계자는 “당시 국내에 방영되면서 인기를 끌었고, 보문산에 아쿠아월드 조성을 추진하던 (주)아쿠아월드도 ‘사업성’이 될 것이라 판단해 국내 반입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아쿠아월드의 베네수엘라 측에 대한 분홍돌고래 반입 교섭은 민간 차원의 한계를 넘지 못하며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주)아쿠아월드 측은 대전시에 행정지원을 요청했고, 공동 유치자로 뛰어들었다.

협상 초기에는 분홍돌고래를 금전 매매를 통해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세계적 보호종은 금전 거래가 안된다는 사실을 현지 주한 대사관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교류 형태로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현지에 전해지면서 현지 베네수엘라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베네수엘라 발렌시아시(市)의 시장은 반대 여론이 빗발치자 “대전시 측이 낙후된 베네수엘라 수족관의 환경개선사업에 미화 50만 불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설득하려 했으나 국보인 돌고래 유출, 대전 아쿠아월드의 전문성 문제 등이 잇따라 제기되며 난항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수족관내 분홍돌고래들이 1월부터 잇따라 돌연 폐사하면서 대전아쿠아월드와 대전시의 반입 계획도 최종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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