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살자 914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374명

도내 16개 시·군 중 13곳 황혼자살 비율 40% 넘어

전국 최고 자살률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충남도가 65세 이상 황혼 자살률도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독과 경제난, 질병, 무기력 등 이른바 황혼 4고(苦)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사회의 방치속에 막다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한해 충남도민 가운데 자살로 숨진 사망자는 모두 91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도내 전체 자살사망자 10명 중 4명꼴인 374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파악돼 도내 황혼 자살이 위험수위를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충남에서만 지난해 하루 1명꼴로 노인들이 스스로 소중한 생을 마감한 것.

지역별로는 도시권보다 농어촌지역의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도내 16개 시·군 가운데 황혼자살비율이 40%를 넘는 곳은 13곳에 달했고, 6개 시·군은 무려 50%를 넘었다.

태안은 지난해 자살로 숨진 40명 가운데 24명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황혼자살율이 60%대를 기록했고, 홍성 53.2%, 청양 52.2%, 연기 51.5%, 서천 50% 등도 50%대를 넘어섰다.

계룡시는 지난해 자살사망자가 5명이었으나 이 중 3명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파악돼 단순 통계상으론 60%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즉흥적, 시위적으로 자살시도에 나서는 것과 달리 고령의 노인들은 대부분 오랜시간 삶에 대한 고민과 자살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 자살시도 대비 죽음에 이르는 비율도 높다고 지적했다. 또 농촌지역은 농약 등 음독물질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도 농촌지역의 높은 자살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자살을 줄이기 위해 민관 차원의 유기적인 사회안전망 구축과 이에 대한 인력 및 예산 우선 배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독거노인 등 고위험군에 대한 기본적 데이타베이스 구축과 노인우울증 선별검사 확대, 방문보건간호사 인력 확충, 노인일자리 및 여가활용프로그램 개발도 당면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충남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노인자살 예방을 위해 24시간 상담전화, 우리마을생명지킴이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또 보건복지부 등 정부 차원에서도 노인자살예방대책을 역점 추진한다고 하고 있지만 노인자살자는 갈수록 늘어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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