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정 지역인사 대동없이 독자 수행
세몰이식 행보 20대에 역효과 우려 분석
23일 대학생들과 간담회 등을 위해 대전 방문길에 오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부분 일정을 지역 한나라당 인사들의 수행없이 독자적으로 치러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북한의 연평도 포격 전사자 1주기 추모식’ 참석을 시작으로 대전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추모식 참석은 당초 예정에 없던 사항.
대전현충원 추모식과 1시간차로 대전지역 총학생회장단과 간담회가 예정돼 있는 등 빡빡한 일정을 고려할 때 일종의 ‘깜짝’ 방문인 셈이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참석 예정명단에는 없었지만 박 전 대표 측이 추모식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대전 방문에 맞춰 전사장병들의 뜻을 기리고자 시간을 내신 것 아닌가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번 대전 방문은 내년 총선과 대선 등 매머드급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지역 한나라당 인사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이날 박 전 대표는 의도적으로 비춰질만큼 지역 당직자들을 뒤로 물리친 채 철저히 독자 일정으로 채워 일부 당직자들 사이에서 서운함이 감지되기도 했다. 그 동안 충청권을 방문할때마다 지역 한나라당 인사들과 모든 일정을 같이하며 힘을 실어주는 게 박 전 대표의 일관된 행보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대전시당 측도 이에 따라 수행 준비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박 전 대표가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현충원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강창희 대전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핵심당직자들이 행사 뒤 발길을 재촉하는 박 전 대표와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 선에서 만남이 매듭됐다.
충청권 친박계의 좌장격인 강창희 위원장도 “오늘은 여기까지만 모시겠다. 잘 치르시고 올라가시라”는 덕담으로 박 전 대표를 배웅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유승민 최고위원과 이정현 의원 등 당내 최측근만 대동했다.
박 전 대표의 돌출(?) 행보에 대해 지역 정가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주자 박근혜의 젊은층 공략 코드가 ‘맨투맨’식으로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이번 방문 목적이 젊은층의 대학생들과 만남이란 점에서 여타 선거지원유세처럼 지역 정치인들을 대동하고 세몰이식으로 나서는 것이 되레 역효과를 낳을 수 있고, 박근혜 스타일도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진보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표심을 잡지 못하면 차기 대선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수 대변자 한나라당의 박근혜’가 아닌 ‘인간 박근혜’로 젊은 표심 끌어안기에 나선 것 아닌가 한다”며 “최근 차기 대선 주자로 급부상하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선명성 행보, 메시지정치 등으로 젊은층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방식만 다를 뿐 일맥상통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