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서 추모식 '조국수호' 가슴에 새겨

“너희를 가슴에 묻으며 약속한다. 너희가 목숨을 바쳐가며 지키고자 했던 이 나라를 꼭 지키겠다고. 사랑한다 정우야, 광욱아.”
23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1주기 추모식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이날 1주기 추모식에는 전사자 유족과 해병부대원, 김황식 국무총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염홍철 대전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이상태 대전시의회 의장를 비롯한 각계 인사 3000여명이 참석해 1년전 북한의 포격도발로 숨진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고귀한 뜻을 기렸다.
유족들은 추모식 내내 아들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흐느꼈고, 헌화·분향하던 서 하사의 부친은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 주위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추모식 도중 행사장에 굵은 빗줄기가 흩뿌려 젊은 해병대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하늘도 애도했다.
이날 추모식은 국민의례, 영상물 상영, 헌화 및 분향, 추모사 낭독 등 순으로 진행됐다.
김황식 총리는 이날 추모사를 통해 “연평도 포격 도발은 6.25전쟁 후 최초로 북한이 민간인이 거주하는 우리 영토에 무차별 포격을 감행한 만행”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는 일에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북한은 지금이라도 헛된 망상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의 큰 길로 나오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모사 후에는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무와 합창이 이어졌고, 연평도 해병대원 박성요 하사는 1년 전 북한의 포격 도발로 숨진 동료 전우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조국수호에 앞장서겠다고 가슴에 다짐했다.
추모식이 끝나고 유가족 등은 전사자들이 안장된 사병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문광욱 일병의 고모인 문연애 씨는 “하루도 잊어버린 적이 없다”며 비에 젖은 문 일병의 묘비를 연신 손수건으로 닦으며 자리를 떠나질 못했다.
문 일병의 형인 문정욱(23) 씨는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며 안타까워했다.
또 서정우 하사의 이모인 김연숙(56) 씨도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며 “천국에서도 나라와 민족을 수호하고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평도 도발 1주기를 맞아 전국적으로 추모열기가 이어졌다.
포항 해병대교육훈련단은 지난 22일 전사자 흉상 제막식을 가졌고, 23일에는 연평도 현지에서 추모식 및 화합행사가 열렸다. 또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모교에서도 추모행사가 이어지는 등 전국적으로 전사장병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는 행사가 잇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