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대기 지속, 학부모 발동동
대전·충남 등 전국서 불만 토로
”이럴 거면 왜 등록 권고했나”

<속보>=내년 유치원 원아 일반 모집이 21일 시작된 가운데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시스템이 먹통되면서 학부모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된 것인데 처음학교로 등록을 적극 권장했던 교육부는 첫날부터 망신살이 뻗쳤다. <11월 20일자 5면 등 보도>

교육부와 대전·세종·충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으로 유치원 일반모집에 지원하려는 학부모들이 몰리면서 ‘처음학교로’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실제 이날 오전 홈페이지에 접속하자 수천 명의 대기자로 인해 대기시간이 20여 분 이상이었고, 안내된 시간이 지나도 정상적인 원아모집 홈페이지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온라인 신청을 대기했던 전국 각지 학부모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토해냈다.

대전·세종·충남의 학부모들로 구성된 한 맘카페에는 버벅대는 시스템을 향해 분통을 터트리는 글들이 올라왔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처음학교로 서버 증설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청원인은 “처음학교로 서버 접속대기만 20분 넘게 걸린다”며 “국가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이렇게 접속이 어려워 학부모는 접속이 안 되는 컴퓨터와 씨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학부모 김 모(대전 서구 둔산동) 씨는 “대기시간이 1시간도 넘게 걸려 신청을 포기했다”며 “신청기간이 26일까지라 상관없다고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추첨이라도 원하는 유치원에 먼저 신청해야 안심되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냐”고 말했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추첨·등록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온 가족이 꼭두새벽부터 현장추첨에 동원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처음학교로는 지난해 사립유치원 참여율이 2.7%에 불과해 실효성 논란이 있었으나 올해는 교육당국이 참여를 독려하면서 다수의 유치원이 이 시스템을 통해 원아모집을 하기로 했다.

학부모들의 기대와 달리 서버가 마비되면서 처음학교로에 등록을 권장했던 교육부는 모양 빠지게 됐다. 비리 사립유치원 문제로 인해 학부모들에게 유치원 정보 등을 제공하고 신뢰를 주겠다는 당초 취지도 무색해졌다. 게다가 교육부는 등록 이틀 전인 지난 19일 학부모들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서버 점검까지 마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가 마비된 것이다. 예견된 상황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처음학교로 시스템 참여율 제고를 위해 각종 대책까지 내놨다. 강경한 입장이 견지되면서 전국 4089개 사립유치원 중 59.8%인 2448개 원이 등록한 만큼 접속자가 일시에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는 거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서버를 증설했는데도 동시 접속자가 몰려 접속이 어려웠다”며 “선착순 모집이 아니기 때문에 26일까지 언제든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처음학교로를 통한 원아모집 접수는 오는 26일 오후 7시까지 이뤄진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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