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검증된 암 치료 권위자들 협진체제 구축

첨단 의료장비·쾌적한 진료환경도 손꼽을만

건양대병원 박창일 원장은 “건양대병원 암센터의 의료수준은 서울·수도권 병원과 비교해도 절대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연세대 의대 출신으로 세계재활의학회 회장과 세브란스병원장, 연세의료원장을 역임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의료계에서도 인정하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 권위자다.

서울 소재 대형병원의 이른바 ‘간판’으로 통하던 그는 지난 3월초 대전에 위치한 건양대병원 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서울권 의료계에선 대표 주자의 지방행을 일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박 원장의 판단은 달랐다. 대학 선배인 김희수 건양대 총장의 스카우트 제의도 영향을 줬지만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적 수준을 지향하는 중부권 거점 병원을 키워내고 싶다는 의욕이 더 컸다. 그는 오랫동안 건양대병원을 주목했다.

건양대병원의 발전 가능성이 가장 많아 그동안 경험했던 병원경영 노하우를 접목하면 세계적 의료기관으로 키울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지난 25일 개원한 건양대병원 암센터는 박 원장의 취임 후 김희수 총장과 함께 일궈낸 첫번째 작품이다.

◆건양대병원 암치료, 서울서 주목받다
지난 2007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췌장암 수술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포기 단계에서 건양대병원에 온 환자가 있었다. 당시 건양대병원 최용우 교수(췌장암팀장)는 여러 진료과 교수들과 협진(協診)을 통해 췌장 머리 쪽에 있는 2.5㎝의 종양에 대해 방사선 치료와 약물치료를 시행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3개월 뒤 환자에 대한 검사 결과 종양의 크기가 줄어든게 확인됐다. 꾸준히 치료를 받던 중 췌장 주위 복막에 암이 전이된게 포착됐다. 최 교수팀은 이번엔 방사선치료기인 사이버나이프로 치료를 했다. 환자는 현재까지 재발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이는 수도권 병원에서 포기한 암 환자를 건양대병원의 최첨단 진료장비와 의료진들의 체계적인 치료계획이 올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8개암 협진(協診) 시스템 구축...진단에서 치료까지 2주면 OK
건양대병원 암센터는 중부권에선 최고 수준이다. 연면적 8665㎡에 지상4층, 지하1층 규모로 약 3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지역의 암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올라가서 진료받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주요 암 종류별로 여러 진료과가 협진하는 ‘암 전문팀’ 진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암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한 8개 전문팀의 협진 장면.
즉 암환자의 진단 및 치료계획을 세울 때 환자에게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 치료방법을 찾는 통합 진료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번에 개원한 암센터에는 위암팀을 비롯해 간암, 췌담도암, 대장암, 갑상선·유방암, 폐암, 부인암, 전립선암 등 8개 전문팀이 개설돼 있다. 환자가 여러 진료과를 돌아다닐 필요없이 암센터내에서 효율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박 원장은 “최상의 치료를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데 지금 이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암센터는 진단에서 치료까지 대부분 2주 내에 끝낸다는 것이다.

암센터 각 팀이 수시로 환자에 대해 상의해 치료방향이 정해지면 항암 및 방사선 치료, 수술 등이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우수한 의료진, 최첨단 의료장비, 각종 진료지원 시스템 등 3박자가 들어맞아야 가능하다.

◆암치료 전문가들 전방위 포진
건양대병원 암센터는 국내 암치료의 권위자들이 포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췌장암팀은 국내 몇 안 되는 췌장암 생검술(종양을 떼어내 조직검사를 하는 것)을 보유한 최용우 교수(소화기내과)와 최인석 교수(외과)가 맡고 있다. 최인석 교수는 간암 복강경 절제술로도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간암팀장은 강영우 교수(소화기내과)가 맡고 있으며, 유방암은 윤대성 교수(외과), 대장암은 최원준 교수(외과)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폐암팀장인 김영진 교수(흉부외과)는 흉강경을 이용한 폐암 수술에서 인정받고 있다.

대장암의 최원준 교수는 각종 학회에서 치료성과에 대한 학술발표를 통해 단순 대장암이 아니라 폐와 간으로 전이된 환자들의 치료 후 5년 생존율이 50% 이상으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로봇사이버나이프+레피드아크 동시 구축
암센터에 설치된 의료장비도 최첨단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방사선 암치료장비인 ‘로봇사이버나이프’에 이어서 이번엔 ‘레피드아크’와 영상장비인 128채널 CT를 도입했다.

최신 방사선 암 치료 장비인 사이버나이프와 래피드아크를 둘 다 보유하고 있는 곳은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환자들을 위한 시설이나 의료장비부분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김희수 총장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다.

건양대병원은 암센터 개원에 앞서 지난 8월 갑상선암 환자의 치료를 위해 기존 1개실이었던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병실(옥소 치료실)을 중부권 최대 규모인 5개실로 확대, 운영해왔다.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대부분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받아야 한다. 건양대병원은 5명의 환자를 동시에 치료할 수 있어, 지역 뿐 아니라 타지역 환자들의 치료도 가능하다.

암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암센터의 인테리어에도 쾌적하고 안락한 환경조성을 반영한 것도 특징이다. 최고의 진료서비스를 받으려는 환자를 위해 별도의 고급병실도 갖추고 있다.

래피트아크 장비를 이용한 진료 장면.
◆한국의 MD앤더슨으로 육성
박창일 원장은 “명실공히 지역 대학병원중 최고수준의 암센터 시설을 갖추었으므로 앞으로도 지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환자들에게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대학병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서울의 빅 5가 아니라 지방의 빅 5(강원·충청·호남·경북·경남권)를 육성해 수도권으로 몰리는 지역 환자들이 지역 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실행한 것이다.

물론 충청권에서는 건양대병원이 그 역할을 담당해야겠다는 의미다.
박 원장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세계적 암센터가 있는 게 아니라 변방인 텍사스 휴스턴에 세계 최고의 MD 앤더슨 암센터가 있듯이 건양대병원을 한국의 MD 앤더슨으로 키워 내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박 원장의 오른쪽 가슴에는 ‘세계적 수준의 의료, 가족 같은 사랑’이라고 적힌 병원 슬로건 배지가 붙어있다.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적 의료기관으로 발전하자는 전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만든 슬로건이다.
이를 위해 건양대병원은 모든 면에서 ‘월드 클래스’를 지향하고 있다.

박 원장은 “2020년까지 병원앞 대지 3만평에 1000병상의 최첨단 병원을 지을 예정이며, 수시로 교수 워크숍을 통해 첨단치료 방법을 제일 먼저 도입하는 프로그램도 기획단계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암센터 개원을 통해 지역 의료계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지역민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자부하는 건양대병원을 주목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래피드아크와 128채널 CT는 무엇?

▶래피드 아크(RapidArc)는 현존하는 최고의 방사선 치료장비로 알려져있다.
환자 주변을 360도 회전하면서 종양 전체를 한꺼번에 인식, 짧은 시간에 모든 치료를 종료한다. 종양 내 방사선량 분포를 최적화해 암조직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면서도 정상 장기는 최대한 보호한다.
치료시간이 매우 짧아 환자가 치료중에 받는 스트레스가 현저히 적다. 또 환자의 미세한 움직임에서 오는 치료오류도 거의 없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128채널 CT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성능과 최상의 영상화질을 제공하는 장비다. 기존 일반 CT 보다 최고 32배 이상의 빠른 속도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촬영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어린이나 노인, 응급환자 등에게 진정제를 투입하지 않고도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다.
또 환자의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로 만들면서 모든 부위의 영상을 0.35mm까지 구별할 수 있는 최상의 영상화질을 제공하므로 두부검사를 통한 뇌혈관 질환이나 뇌종양, 흉부검사를 통한 폐암이나 흉부 대동맥류, 복부검사를 통한 간, 췌장, 신장, 대장 등의 다양한 검사가 가능하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