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치료를 통해 출산에 성공한 30대 부부가 자신들과 같은 난임부부를 위해 써달라며 아이의 돌잔치 비용을 병원 연구비로 선뜻 내놨다.

주인공은 건양대병원에서 난임치료를 받아 출산에 성공한 김 모(36) 씨 부부.
김 씨 부부는 2년 전 거주지인 경기도 광명에서 건양대병원 생식면역클리닉을 방문, 난임 치료를 받아왔다.

이들 부부는 결혼 후 수년 동안 반복적으로 유산을 경험하며 아이를 갖지 못했다.
고민 끝에 건양대병원 생식면역클리닉을 방문한 김 씨 부부는 혈전성향증(혈액순환이 나빠 혈관내에 혈전이 생기는 질환) 및 면역이상이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고 면역글로블린 치료 및 헤파린 치료를 받았다.
병원의 도움으로 유산의 고비를 넘기고 임신을 잘 유지한 김 씨 부부는 지난해 2월 그토록 염원했던 아기를 출산했다.

아기의 돌잔치를 위해 조금씩 돈을 모으던 김 씨 부부는 가족과 간소하게 돌잔치를 치르고 남은 200만 원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첫 아이를 갖는데 큰 도움을 준 건양대병원의 생식면역클리닉 의료진들의 연구비로 기부키로 하고 최근 병원에 이 같은 뜻을 전했다.

간절히 아이를 원하는 이들에게 자신들이 느낀 기쁨과 행복을 나눠주면 좋겠다는 의미.
김 씨는 “자신이 직접 겪어보니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알게 됐다”며 “난임치료 연구비로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걸 알지만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 씨의 치료를 담당했던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이성기 교수는 “유산의 원인검사와 치료로 아기를 갖고 건강하게 출산까지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기뻤는데 뜻 깊은 기부까지 해주신다니 의사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많은 난임부부들에게 좋은 소식 전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양대병원은 김 씨 부부가 기부한 돈을 불임과 유산환자 치료연구에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