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부비며 일어나는 아기의 모습이 예쁘다고 하지만 저렇게 얼굴에 부비고 하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은데.”

물체를 마주 대고 문지르거나 신체 부위를 서로 문지르거나 하는 행위를 두고 많은 사람이 ‘부비다’를 사용한다. 그러나 ‘부비다’라는 말은 없다. ‘비비다’가 바른말이다.

‘비비다’는 ‘두 물체를 맞대어 문지르다.’ ‘송곳 등으로 구멍을 뚫으려고 이리저리 돌리다.’ ‘뭉쳐지도록 두 손바닥 사이에 넣고 문질러 돌리다.’ ‘어떤 재료에 다른 재료를 넣어 한데 버무리다.’의 뜻이다. 따라서 위 글은 “눈을 비비며 일어나는 아이의 모습이 예쁘다고 하지만 저렇게 얼굴에 비비고 하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은데.”라고 써야 옳다.

그런데 많은 젊은이가 ‘비비다’ 대신 ‘부비다’를 쓰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부비부비’라는 말이 표준말처럼 아주 많이 사용된다. 신체를 서로 마주대고 춤을 추거나 그러한 행동을 보이면 ‘부비부비’라고 표현한다. 나이트클럽 같은 곳에서 남녀가 붙어서 춤을 추면 ‘부비부비 춤’이라고 한다. 그러나 젊은이가 사용하는 은어일 뿐 바른말이 아니므로 ‘부비다’와 ‘부비부비’는 잊어버려야 한다. ‘살을 에는 찬바람에 모두 손을 비비기 시작했다.’ ‘달걀은 삶는 것도 좋지만 뜨거운 밥에 넣어 비비는 것도 좋습니다.’ 등으로 사용하면 된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실내 온도를 규제하자 곳곳에서 불만이 많다. 그러나 이 추위에 길거리에서 손 비비면서 어렵게 일하는 이웃도 있음을 생각하며 즐거운 기분으로 한 주를 시작하자. <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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